지난 2016년 3월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4승 1패로 승리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17년 5월에는 당시 바둑 세계 랭킹 1위 프로기사였던 커제 9단을 물리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임을 알렸다. 이렇게 뛰어난 인공지능이 나오고 지금까지 사람들이 담당하던 역할과 일자리를 턱밑까지 위협하고 있는데도 그에 대한 대비는 너무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사실 수년전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계속 화두에 올랐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러한 말을 들어도 아무런 대비책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2018년 세계경제포럼(WEF)은 새로운 보고서 『직업의 미래 2018』(The Future of Jobs 2018)에서 “2022년까지 약 7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지만 기계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활용으로 약 1억 330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이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기 때문인가. 보고서는 이어서 “2022년 노동시장은 신규 역할이 창출되며 기존의 단순 업무 등 불필요한 역할은 대체된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2022년 사라지는 일자리의 대부분은 새로 늘어나는 일자리로 상쇄될 것이라고 예측되지만, 새로운 일자리의 일·위치·형식·영속성에서는 큰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자리의 수는 비슷하거나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의 일자리에는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분석적 사고와 혁신’ ‘복잡한 문제 해결’과 같은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고, ‘재정적, 물질적 자원 관리’와 ‘손재주, 내구성 및 정밀도’와 같은 역량은 중요도가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핵심 역량의 변화는 기업들의 미래 전략과도 연관이 있다. 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관련 기능을 보유한 신규 직원을 채용하거나 기존 직원들이 신기술을 익히는 전략을 택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신기술에 대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새로운 핵심 역량을 얻기 위해 STEM 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Learning by Design’이 있다. ‘Learning by Design’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교육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초·중등의 학교급에 따라 학년별로 과학, 수학, 기술 교육 기준을 적용하여 개발한 것이다. 단순하게 영역들이 통합된 것이 아니라, 기술과 공학의 내용과 문제 해결 과정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STEM 교육은 창의적 문제 해결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등의 역량 증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람들의 통합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의 향상을 위해 STEM 교육을 도입하고 있는데, 보다 폭넓은 확대와 활용이 필요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도입되면서 재편되는 일자리 구조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미래의 신기술과 핵심 역량을 파악하여 익힐 수 있도록 노력하자. 새로 생기는 1억 3300만개의 직업 중 나의 일자리도 있을 것이다. <최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