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선덕여고에서는 학생회장선거가 이루어졌다. 여느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선거였지만 전자투표방식을 도입하여 학생들의 투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수용성을 높였다는 반응이다. 높은 참여율과 100%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으로 선거를 마칠 수 있었던 이유는 학교가 선거와의 공간적·심리적인 인접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학교라는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느꼈던 만족과 불만, 그리고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들이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서 표출된 것이다. 공통의 관심사가 학생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의 한 표를 지지하는 후보에게 던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보면 우리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선거라는 제도를 매우 잘 이해하고 있고, 어떻게 자기의 권리를 행사하는지를 매우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 이 학교를 벗어나 사회로 진출해서 가지는 성인의 투표 의무에 대해서는 왜 이토록 무관심할까. 이는 자신 이 느끼는 사회와의 공간적·심리적 인접성이 낮기 때문이다. 투표권을 얻게 되는 만19세가 되면 자신을 철저히 사회라는 공간과 분리시키고, 심리적으로 자신과 사회의 현상과는 별도의 존재라고 인식한다.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경험하면서 느끼는 생각들이 사회라 는 끝을 알 수 없는 공간에 놓이다 보니 마치 나와 관련이 없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실재적으론 사회라는 공간은 학교와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 실생활과 더욱 밀접하게 연관되어 우리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를 공간적·심리적으로 인접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자신의 권리를 위해서든 이익을 위해서든 어떤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든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이는 투표가 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정당 활동을 통해 나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떠한 경우로든 우리가 살아가는 민주사회에 서는 참여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 사회에 대한 작은 관심과 참여 정신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발전시킨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관심을 받기를 원하지 관심을 주는 것에 인색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작은 관심을 시작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낸다면 사회 구성원의 일부로서 사회 발전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 곽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