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주문화원 부설 향토문화연구소가 경주지역 항일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및 전시회’를 개최한 것은 경주의 근대사를 조명해야 하는 의무를 부여한 계기가 됐다고 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제기됐듯이 신라천년의 수도였던 경주는 신라 역사에 대한 관심과 예산 투입은 많았지만 정작 우리 민족사에 있어 가장 암울했던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나라를 구하기 위해 희생했던 독립운동가에 대해서는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현재 국가보훈처에 등재된 경주지역 독립유공자는 1907년 봉기한 정미 의병 7명, 3·1운동 10명, 국내항일·문화운동·학생운동·계몽운동 22명, 임시정부·광복군·중국방면 9명, 일본방면 4명, 미주방면 1명 등 모두 5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그동안 경주에서 독립운동가에 대한 발굴 및 체계적인 자료수집과 연구가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조사하면 경주지역에도 더 많은 독립운동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근거는 최근 들어 전국 지자체에서 독립운동관련 연구자들이 독립운동사를 정리한 뒤에 독립유공자 숫자가 많이 늘어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경주에도 구한말·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펼친 존경 받는 독립운동가들이 많이 있다. 대한광복회 총사령관 박상진 의사, 구한말 대학자이자 독립유공자인 손후익 선생, 백산상회를 설립해 독립군의 군자금을 지원하고 국채보상운동 당시 거액을 쾌척해 우리나라의 국권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친 경주 최부자 일가, 김원봉·이종암 등이 조직한 의열단에 입단해 상해와 만주 등을 오가며 활동했던 경주 유일의 의열단원으로 알려진 김종철 선생 등 많은 인사들이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지역 독립운동사를 공식적으로 다룬 첫 자리였던 이번 학술대회가 자료 수집과 내용 등을 보완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지역 내 미 서훈 독립유공자들을 집중적으로 발굴 및 연구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겨 향후 의미 있는 진전이 기대된다.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했던 주낙영 경주시장도 “이번 학술대회를 출발점으로 삼아 근대사 또한 깊이 있게 연구하고 선양해 드러나지 않은 경주의 독립운동사를 하나하나 밝혀 나가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혀 앞으로 경주시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기대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희생한 선조들의 숭고한 독립운동을 밝혀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정신적 유산으로 물려 줄 수 있도록 경주의 독립운동사에 대한 조사와 연구, 체계적인 관리는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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