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은 2인가?’ 모래 1리터에 물 1리터를 부으면 과연 2리터가 되는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2리터보다는 적을 것이다. 자명한 수학적 논리가 어그러진단 말인가?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수박 2개와 사과 3개를 더하면 몇 개인가? 5개일까? 이를 기호로 바꿔보면 명확해진다. a와 a를 더하면 당연히 2a이고, 2a와 3a를 더한다면 물론 5a가 되지만 물이 a라면 모래는 b가 되지 a일 수 없다. 따라서 a와 b를 더하면 a+b가 되지 2a가 되지는 않는다. 이 논증의 전제에는 a는 a끼리 b는 b끼리 더하거나 빼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의 질문인 물과 모래의 문제도 모래에 물을 붓는 게 아니라 물은 물끼리, 모래는 모래끼리 더하거나 붓거나 하는 게 수학의 논리인 것이다.
필자가 장황하게 누구나 다 아는 수학 논리를 나열한 것은 9월 19일자 본지에서 읽은 경주 관광객 수 통계 때문이다. 경주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조사 방법에 따라 1230만 명에서 4000만 명까지 달리 조사되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물과 모래가 따로따로 더해지거나 빼지지 않고 어디선가 물과 모래가 섞인 채로 뒤엉켜져 있다는 것이다.
통계의 경우 표준오차가 3%만 벗어나도 의미가 줄어드는데 그 차이가 무려 4배 가까이 이른다는 말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관광통계는 국내 관광정책의 기본통계이며, 다양한 공공 및 민간기관에서 이 통계를 활용해 정책수립과 연구에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그 기초 자료조차 이렇게 왔다 갔다 한다면 이를 토대로 수립할 관광정책 또한 신뢰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대책의 수립이 뒤따라야하며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처럼 추정에 의한 조사방법으로는 정확한 관광객 수의 통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관광객 수의 통계를 말하기보다 관광수용력과 교통 환경 등의 분석을 우선순위에 두자는 말이다. 수용력을 초과하는 관광객은 오히려 비용을 증가시켜 이익은 점차로 감소하게 되고 거주민의 삶의 질도 떨어뜨리는 이중의 문제를 야기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적정 관광수용력을 분석하기보다 전체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 더 초점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도 벚꽃이 피는 봄철이나 휴가가 한창인 여름에는 교통체증과 관광 수용력을 넘어서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고, 주말마다 소위 황리단길에서 나타나는 교통 정체와 주차 문제는 세계 주요관광도시들에서 보이는 오버투어리즘 문제들까지 나타난다. 경주의 관광수용총량이 아직 이들 도시만큼은 아니지만 관광객들의 재방문과 시민들의 삶의 질 모두를 감안해서라도 경주의 적정 관광수용력에 관한 조사와 연구는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
오버투어리즘이 나타나는 세계 주요 도시들은 ‘균형점을 찾으려는 시도’로서 관광규제책을 시행하고, 실제 암스테르담이 내건 새로운 관광 정책의 이름은 ‘도시 균형’이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주차문제다. 황리단길 안쪽에 수용량에 턱없이 모자라는 공용주차장이 생기면서 차들이 늘어나 오히려 불법주차가 늘고 교통체증은 증가해 보행자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주차문제는 주차장을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최근 뉴욕에서는 도로(차로)를 늘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줄이는 공사가 한창이다. 차로가 줄어들면 보행자가 늘어나고 차는 줄어 거리 경제가 살아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도쿄의 오모테산도도 ‘주차장 없는 상권’을 컨셉트로 재개발돼 불법주차는 줄고 관광객이 크게 느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위와 같은 브라에스역설-독일 수학자 디트리히 브라에스가 제시한 역설로 새로운 도로를 추가하면 전체적인 교통정체 수준이 오히려 올라갈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을 이르는 말-에 근거를 둔 예들을 경주시는 참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