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은 저를 앞세우지 않고 보고 느끼는 대로 손을 움직여 기록하는 것입니다. 순간을 기록하는 그 짧은 시간이 저를 숨 쉬게 하죠”
최근까지 신라 토우와 일상의 풍경과 바람을 오브제 작업으로 관람자들과 소통해왔던 박수미 작가. 늘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는 그녀가 이번에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담은 드로잉 작품을 선보인다. 안강 렘트갤러리(관장 권종민)에서는 다음 달 18일까지 박수미 작가의 초대 개인전 ‘밖을 보다’ 전이 열린다.
눈과 손을 쉼 없이 움직여 손바닥 위 드로잉북에 옮겨 놓는다. 어느새 평범했던 공간은 특별한 공간으로 탈바꿈된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경주, 혹은 여행지 구석구석을 그녀의 시각으로 표현한 작품 35점을 전시한다.
“짧은 순간 깨어있게 하는 드로잉의 매력은 자신의 직관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오랜 오브제 작업으로 드로잉에 대한 갈증이 조금씩 쌓여 가고 있었던 작가는 일상과 여행지에서 자유롭게 즐기는 드로잉을 통해 작가로서 자신의 시각을 보다 객관적으로 알아가는 계기가 된다고 말한다.
작가의 역할이 씌어 준 강박으로 모처럼 누리는 여행이 때로는 무겁기도 하다는 작가. 여행이 주는 자애로운 가치를 가늠조차 못 할 때가 많다는 그녀는 드로잉을 통해 자신 내면의 가치관과 마주하게 된다고. 박 작가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본지에 그림 칼럼 ‘박수미의 그림으로 보는 세상’을 연재한 바 있다.
“경주신문에 ‘박수미의 그림으로 보는 세상’이라는 그림 칼럼을 몇 년간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그 자료를 엮어 책을 만들어 전시와 함께 선보이고 싶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네요”
박 작가는 이번 드로잉 전을 계기로 미술 칼럼 출판과 전시, 지인들의 공연을 겸한 북 콘서트 형식의 전시를 마련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 그동안 선보였던 한지를 사용한 오브제 작업에 대해서는 더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통해 대중들의 깊은 공감을 가질 수 있는 작품으로 꾸준히 수정 보완해 계속해서 진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드로잉북과 펜만 있으면 어디든 그녀의 작업장이 된다. 펜의 아날로그적 감성이 더해져 관람자 역시 작품을 통해 그들만의 시간을 추억한다.
평면과 입체를 넘나들며 늘 새로운 시각으로 대중들의 감각을 자극하는 박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동심과 추억, 일탈 등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는 행복한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
박수미 작가는 1971년 경주 출신으로 대구대 미술대학 회화과, 동국대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서울, 대구, 경주에서 9번의 개인전과 서울, 대구, 포항, 경주, 일본, 중국 등에서 다수의 초대 및 단체전을 가진 바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경북창작미술협회, 한일작가회 회원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0 한국수력원자력 예술인 지원사업 창작지원금 부문에 선정됐으며 작가의 2020년도의 행보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