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여행 왔는데 이제 이곳이 경주 여행의 필수 여행 코스가 된 것 같아요. 경주시내서 제법 멀긴 했지만 충분히 들를만한 명소예요” “가성비가 좋은 편이예요. 하루 종일 힐링하고 갑니다” 천혜의 자연경관이 수려한 산내면이 아름답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산내면을 일부러 찾아가는 동력은 크지 않았다. 요즘 경주의 색다른 핫 스팟(hot spot) 한 곳이 급부상하고 있다. 경주시 산내면 내일리 산261-1 일대의 OK그린자연테마파크에 있는 ‘화랑의 언덕’이 바로 그곳이다. 지난 7월 방영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 연예인이 앉아 명상했던 명상바위에서의 인증샷이 인기 몰이를 하면서부터다. 원래 이곳은 현장학습 및 가족체험시설로 운영해오다 전파를 타면서 급작스레 유명해져 아예 일반인에게 개방을 시작했다. 주말엔 600~700여 대의 차량이 전국서 몰릴만큼 줄을 이어 이곳을 찾고 있었다. 불원천리하고 남녀노소, 가족, 친목단체, 연인들이 가을이 절정인 이곳을 찾아서 쉬어 가는 것. 지난 18일과 19일, 상상을 뛰어넘는 인파에 깜짝 놀라며 그곳을 다녀왔다. 개인 사유지인 화랑의 언덕은 원래 바람이 유난히 많아 ‘바람의 언덕’으로 불렸다고. 18일은 장대비가 쏟아져 흡사 폭풍의 언덕 같은 거친 매력을 내비치는가하면, 19일은 언제 비가 퍼부었냐는 듯 맑고 고요한 가을의 풍광을 자랑하고 있었다. -3만평 화랑의 언덕...산내면 수의동 단석산 끝자락 해발 600미터에 위치하지만 접근성 우수 OK그린자연테마파크 내 화랑의 언덕 일대는 경주시 산내면 수의동 단석산 끝자락 해발 600미터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자동차로 바로 인근까지 접근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곳을 찾아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경주시내서는 한 시간 여. 전체 약 46만평 중 깔끔하게 관리된 잔디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화랑의 언덕은 3만평 정도다. 광활한 초원위에서 신라의 젊은 화랑들이 호연지기를 연마하던 역사의 현장이었던 이곳은 경주시내보다 3℃ 가량 기온이 낮은 수의동(守義洞)이다. 이곳 수의동에는 20여 가구의 주민들이 살았다고 한다. 태권도 성지 자리로 예정된 부지였으나 사업이 무산되면서 1988~1989년경 주민들을 이주시키면서 이곳에 청소년수련원이 들어섰다. 그들을 이주시키고 조성한 공간인 셈이다. 당시 주민들의 주택만 철거하고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려 조성했기에 언덕과 구릉의 자연스런 아름다움이 지금까지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한다. -구릉 위 드넓은 잔디 깔린 언덕, 어느 곳이나 완벽한 프레임 자랑 ‘OK 그린 청소년수련원’ 표지판이 보이는 곳에서 5분여 올라가면 매표소가 보이는데, 개인 사유지라 한 사람당 2천 원의 입장료를 낸다. 이곳까지 구불거리며 가는 길 내내 벚꽃 가로수가 30여 년의 수련을 자랑하며 터널을 만들고 있었다. 분홍빛으로 물들 이곳에서의 내년 봄은 마음 속 이미 예약완료다. 오후 2시경 도착했는데 이미 주차장은 오가는 차량으로 꽉 차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언덕을 오르는 길은 10분여.   완만한 경삿길을 천천히 걸어가다보면 기분좋은 심장박동이 느껴지고 이내 구릉 위 드넓은 잔디가 깔린 비현실적인 화랑의 언덕이 시야에 가득찬다. 언덕 어느곳이나 완벽한 프레임을 지녀 여기저기서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눈다. 곳곳에는 소나무와 활엽수 등이 절제미를 자랑하며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군데군데 바위가 남아있어 조형미 또한 뛰어났다. 하얀색 벤치와 의자들은 사진찍기에 더할 나위 없는 소품이 돼 준다. 언덕의 초원 주변을 달리며 운행하고 있는 파란색 드럼통 오토바이 열차는 가족들과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깊은 산중이어선지 화랑의 언덕에서는 오후 5시 30분경 일몰이 진행됐다. 장관이었다. -‘명상바위’...이곳 찾는 핵심이유로 발 아래로 추수 앞둔 황금빛 다랭이 논 감상할 수 있어 화랑의 언덕을 지나서 만나는 ‘명상바위’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가장 큰 핵심이유다.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는 곳인데 소위 인생샷을 찍을 수있을만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발 600미터의 산 정상에 있는 바위에 앉아 위로는 공활한 가을 하늘을 이고 발 아래로 펼쳐지는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멀리 산내면 비지리의 추수를 앞둔 황금빛 다랭이 논을 바라보노라면 충만한 행복감이 밀려든다. 주말엔 줄을 길게 서야하고 명상을 하기보다는 사진만 찍기 급하지만 평일에 방문한다면 조용히 생각에 잠길수도 있겠다. 명상바위에서 사진을 찍었다면 멀리 뾰족지붕을 인 전망대를 올라가보자. 전망대 가는 길에선 가을의 절정에서 만나는 억새풀의 넘실거림과 자잘한 들꽃과 소나무의 피톤치드 향을 마음껏 즐길수 있다. 탁 트인 전망대에선 언덕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시원함을 맛볼 수 있다. 화랑의 언덕 맞은편에는 수의지(守義池)라는 연못이 있고 연못 위 부교와 뗏목체험을 무료로 할 수 있어 잔잔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부교를 걸어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작은 뗏목을 타고 직접 밧줄을 당겨 연못을 건너는 낭만은 은근히 아날로그적이다. 연못 위로 짚 라인을 즐기는 사람들의 환한 표정 덕에 덩달아 즐거워지기도 하고. 또 작은 카페에서 바라보는 연못의 풍광은 더없이 소박하고 정겹다. 수의지는 신라 진덕여왕때 김유신 장군이 화랑들과 수련하면서 말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팠던 연못이라 전한다. 당시는 마이지라 불렸다. 또 매표소 왼쪽 편 멀리에는 ‘창대골’ 이라는 골짜기가 있는데 당시의 무기 창고였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전으로 ‘국서당’이라는 서당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곳은 힐링이 필요한 분들이 주인들이고 저희는 그분들을 위해 이 땅을 가꾸고 있습니다” OK 그린 자연테마파크 노장환 대표가 이곳 주인장이다. 노 대표는 청소년에게 화랑의 정신을 본격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10년 전 이곳을 선택했었다. 화랑의 언덕은 원래 억새가 꽉 찬 곳이었다고 한다. 9년간 3만평 언덕의 풀들을 제거하고 잔디를 식재해 조성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했다고. “이후 3대(代)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장으로 만드는 중 지난 5월 ‘캠핑 클럽’이 이곳서 3일간 촬영됐습니다. 7월 방송을 타면서 이후 전국적 관광명소가 됐지요” “경주는 시내 문화유적지 위주의 관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외곽 지역은 찬밥이었죠. 이전에는 이곳을 기억하는 이들이 가끔씩 찾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으니 경주시가 도로 여건이라도 개선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은 힐링이 필요한 분들이 주인들이고 저희는 그분들을 위해 이 땅을 가꾸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한편, 드넓은 구릉지에는 면양 30마리, 산양이 25마리, 미니 돼지 40마리 정도를 키우고 있었는데 매우 이국적이었다. 미니 돼지는 분양도 시도하고 미니 돼지 쇼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너른 부지에는 각종 자연친화적인 체험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양떼 목장체험, 애견 놀이터, 미니돼지 쇼, 캠핑 등 사계절에 어울리는 도시농업체험, 동식물 자연생태체험 등이 그것이다. 그러니 당일로 다녀가거나 1박을 해도 좋을듯하다. 이 곳 주변 경관이 다소 단조롭다면 인근 유휴지인 농지에 경관조성용 원예단지를 조성해 경주시와 공존해 나가도 좋을듯하다. 국제 슬로우시티 특구 조성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곳과 경주시가 MOU를 맺어 협업을 한다면 경주 외곽의 산내면 일대를 찾는 관광객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어느 한 계절 반짝 특수 누리는 곳이 아닌 사계절 내내 사랑받을 힐링 명소 대전에서 왔다는 대학생은 “화랑의 언덕과 명상바위 이외에도 주변 풍경이 훌륭하고 부대시설은 아직 부족하지만 전망대, 소나무와 벤치 등이 적절하게 있어서 황량하기보다는 운치가 있는 공간이었어요. 생각하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어서 다시 한 번 더 오고 싶어요”라고 했다. 기자도 연달아 두 번을 다녀왔지만 다시 가고 싶은 화랑의 언덕. 날씨에 따라 변화무쌍한 경치를 선사하는 곳. 어느 한 계절 반짝 특수를 누리는 곳이 아닌 사계절 내내 사랑받을 장소. 삼삼오오 짝을 지워 다녀와도 좋겠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에도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이겠다. 언덕에서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이곳에서의 낮과 밤을 고루 경험한다면 감흥은 배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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