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오직 나의 스승이다”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일하고 실패를 하면서 그 실패가 주는 교훈을 거울삼아 또 했다.” “실패할 때마다 그 실패는 뭔가를 지도해주었고 계속하다보면 결국은 이루어졌다.” 그리움에 사무쳐 연못에 몸을 던졌다는 석가탑에 얽힌 아사달과 아사녀의 슬픈 전설이 어린 영지의 한켠에 자리한 서라벌요 우향 김두선(여 66세 경주시 외동읍 괘릉리 1184). 현대미술대상전 최우수상, 전통도예대전 대상, 한일국제미술대전 대상, 대통령 표창 등 화려한 수상경력과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영국 등지에서 가진 60여회에 이르는 전시회가 말해주듯 독보적인 분청도예의 대가이다. 열일곱의 꽃다운 나이에 5남매를 키워야하는 가장으로서 동생들의 생계를 위해 도공이었던 아버지의 가업을 이었고 50여년을 오직 흙과 함께해온 그의 삶은 차라리 치열한 구도자의 길이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여늬 도자기와는 그 맛이 다르다. 타고난 그림솜씨와 선대로부터 이어온 도예의 혼이 빚어낸 그릇들은 하나하나가 생명력을 잉태한 채 살아있다. 귀여운 손자들의 노는 모습이나 영지의 야경 등 생활주변의 풍경을 그대로 도자기로 승화시키는 방식으로 신비롭고 은은한 멋을 담아내는 그만의 작품세계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자그마한 체구가 빚어낸 작품이라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대작들과 많은 작품들도 그 실패를 거듭거듭하면서 이루어낸 그의 혼이리라. 동생들의 뒷바라지와 일 때문에 불과 4년만에 결혼생활을 접어야했던 여인의 한이 예술로 승화된 것일까? 숱한 어려움과 좌절의 길목에서도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려 생각하는 불교적 사상이 가슴 저 밑바닥에 깊이 자리한 까닭에 꿋꿋하게 견딜 수 있었던 날들이었다. 이젠 동생들과 자식들을 모두 훌륭하게 키웠고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도 이루었다. “얼마 남지 않은 여생동안 이곳에 전시관과 외국인들이 묵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장을 이루는 게 꿈”이라는 그는 가업을 이어 생활자기를 제작하는 아들 윤형철(42세)씨와 함께 서라벌요에서 흙에 묻혀 도자기와 그만의 밀어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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