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이 즐기는 시간의 호젓함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의 행복함도 모두 즐길 줄 안다. 늘 도전하며 배우 것에 흥미를 느끼고 배움을 지역사회에 나눔으로 그 가치를 발한다. 짧은 머리, 단정한 외모로 적절한 삶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 아이와 같은 천진함과 어른스러운 원숙함이 혼재해 있는 사람, 음악이 삶을 기쁘고 존재감 있게 만들어 주었다는 백승국(71)씨를 만났다. ▷멀리, 꾸준히, 그물을 넓게 치자 하루하루 시가 되고 음악이 되고 순간순간 그림이 되는 지금이 황금시대입니다. 나이 60세까지 하루도 제대로 쉬어 본 일도 특별히 취미를 가져 본 일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일과 관련된 안전, 인명구조에 관한 일에만 몰두했지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삶을 살다보니 사람들은 저의 인상을 보면 무섭다고 하네요. 1991년 9월 30일 현대중공업 사직, 인명구조사업을 은퇴 전까지 했습니다. 그 후 목공예, 토우 만들기로 정적인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 4년 전 길에 걸린 현수막 한 장이 삶을 바꿔 놓았지요. 선도동 주민자치센터 하모니카반 수강생으로 등록하고 그 회원들을 만나고 살맛이 납니다. 하모니카 하나들고 공연장에 제대로 서기까지 만3년, 해보지 않은 것을 알아가는 도전성과 시작하면 마무리를 잘하자는 생각으로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한 가지에 몰입하며 배우면서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원숙성도 갖추게 되었지요. ▷음악을 하고 사람이 되었다 배우는 것만이 내면적인 행복과 자존감을 100%로 채워주지는 못했습니다. 하모니카 배우기를 힘들어하는 어느 날, 강사는 “유행가 한 곡 익히는 데만 신경 쓰지 말고 노래 가사에 담긴 갖가지 이야기를 한 번 새겨보세요. 음악을 한다면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가사들의 울림을 음표에 넣는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또박또박 불어 봐요.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노래를 악기를 더 좋아하게 되도록 천천히 불어보는 겁니다” 라는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한 곡이라도 제대로 불어보자! 관심을 갖자! 그것이 진정 내 것이 되지 않을까? 소지하기 편한 하모니카, 잠시라도 틈만 나면 그냥 꺼내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불기 시작했습니다. 나 혼자 좋아서 하는 일이 나와 닮은 동호인이 생기는 행복한 일이 되도록 언제 어디서나 정다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음악을 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사명은 나만 즐거우면 끝나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난날 되돌아보니 앞만 보고 달려왔다. 수석을 하다 보니 좌대가 필요해 목공예를 하게 되고 골동품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앉아있는 공간의 벽을 바라보니 허전하여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게 되고 액자를 걸어볼까 생각하다 사진을 하게 되고 사진을 하며 자연을 그대로 그림으로 표현하게 됐습니다. 자연을 닮은 삶을 글로 표현하다 글을 접하게 되었으며 캘리그라피에 관심도 갖게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무관심했던 나날을 보상이라도 하듯 틀 속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선물로 보답하는 나날이 그저 행복합니다. 그리움이 추억이 되어 그것을 글로 써보고 싶어 경주문예대에 33기로 등록했습니다. 세상은 아주 작은 고리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많이 공유합니다. 절대 진리가 있다는 소중한 마음으로 그 진리 속에서 열매를 만들어 가고 그 사회가 변하려면 나부터 노력해야겠지요. ▷그 중에 으뜸이 하모니카 동호인들이다. 그들은 이 길을 가도록 꽁꽁 붙잡아 주더라 지금 활동하고 있는 하늬소리연주단은 저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입니다. 크고 작은 행사도 함께 의논하고 함께 실행하는 하늬소리연주단은 나의 노년기 동반자입니다. 요즘은 개인적으로 친구의 생일잔치, 재능기부가 필요한 기관단체들을 하늬소리연주단과 신명나게 다니고 있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고 그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지금 이순간도 열정을 다합니다. 함께하는 동호인들이 나에게 해준 것처럼 저도 누군가의 희망과 꿈이 되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살다보니 아플 겨를이 없습니다. 생각을 입으로 뱉지 않으면 병이 생기는데 솔직하고 성실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동행하니 오늘도 끊임없이 노력하게 됩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마음가짐도 필요한 것 같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추구하는 행복한 길, 지금 백승국 씨가 걸어가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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