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고, 진하고 연한 점들이 만나 멋진 풍경을 이룬다. 점묘 산수로 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을 화폭에 담는 한국화가 한승협의 열두 번째 개인전이 렘트갤러리(관장 권종민)에서 펼쳐지는 것. 오는 27일까지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한승협 작가는 ‘삼릉 설경’ ‘오어사’ 등 작가만의 독특한 기법의 점묘 산수와 극사실주의 작품 ‘보물 시리즈’를 선보인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은 무더운 여름 벽에 걸어놓은 설경을 감상하며 더위를 이겨냈다. 한여름에 만나는 한 작가의 ‘삼릉 설경’ 역시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충분하다. 그동안 ‘역사 앞에서’라는 타이틀로 꾸준하게 전시를 꾸려왔던 작가가 본격적으로 점묘 산수를 선보이게 된 것은 2008년부터다. 이전에 그는 역사를 이루는 데 가장 작지만 위대한 개개인에 초점을 맞춰 주변의 평범한 인물들을 동양화 기법으로 그려왔다. 이후 인간은 자연환경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됐고,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자연풍경이라도 사람의 흔적은 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서서히 풍경으로 시선이 전환됐다고 말한다. 작은 한 점으로 시작한 작가의 작품은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형성하고, 그 속에는 사람과 자연의 숨소리가 가득하다. 이나나 경북미술협회 평론분과 위원장은 한 작가의 작품에 대해 “마치 실경이나 실물 사진처럼 사실적이다. 그는 전통 산수화처럼 산수풍경과 도자기, 사찰, 옛 명승지, 낡은 사진 등을 소재로 하지만 표현 방법에서는 전통 동양화 기법에만 얽매이지 않는다. 자연 풍경을 보다 실경다운 역사로 남기고자 하는 그의 의도에 맞게 사실적 이미지를 위해 먹 점과 색 점에 의한 치밀한 점묘법을 사용하고 있다”라면서 “그는 그림을 빌어 이 시대의 시간과 역사를 이야기한다. 그 시간 속에 작업하는 작가 자신 역시 또 하나의 역사가 되어가고 있다”고 평했다. 한승협 작가는 “한 점(點)은 하나의 점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마음속에 영원한 점이 되는 삶의 표현”이라면서 “단순히 점을 찍는 행위가 아닌 사람의 가슴에 찍는 나의 가장 진면목의 일대사”라고 설명했다. 1968년 경주에서 태어난 한승협 작가는 경북대 미술학과, 계명대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대구, 포항, 울산, 포항 등지에서 12번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으며, ‘3.1 운동 100주년 기념 대한민국 독립운동성지(2019, 경북도청 동락관)’ ‘광주 화로 10인의 선정작가(2018, 아시아문화의전당 광주)’ 등 250여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대구시전 운영위원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대구미술대전, 경북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발한 작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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