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사진은 본인이 공연에 직접 빠져들어야만 그 공연 사진을 생동감 넘치게, 가장 효과적으로 찍을 수 있습니다” 어느 사진가의 열정과 철학으로 공연 현장의 뜨거웠던 순간이 한 장의 사진 속에 녹아든다. 찰나의 감동을 붙잡는 이, 바로 공연사진전문가 김지용(46) 씨다. 영덕에서 태어난 그가 사진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은 아마도 어린 시절 필름 현상소를 운영했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필름 현상소는 저에게 놀이터와 같은 곳이었어요. 필름 현상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늘 곁에서 함께하며 조금씩 사진의 재미를 알게 됐죠” 그는 그 시절 아버지께서 직접 현상한 사진 속 멋진 풍경이며 행복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늘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며 아버지와의 추억을 쌓아갔었다. “당시 아버지께서는 어린 저에게 쓰시던 자동카메라를 선뜻 내어주셨어요. 막상 필름을 현상했을 때 건질만한 사진들은 별로 없었지만 사진에 대한 열정만큼은 프로사진작가 못지않았죠” 김지용 씨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가족들은 경주로 이사를 왔고 아버지의 현상소 역시 문을 닫게 됐다. “체격조건이 좋았던지라 초등학교 3학년부터 야구부 활동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그때부터 자연스레 공부를 멀리하게 됐죠(웃음). 대학 진학을 앞두고 진로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었어요. 공부에 대한 흥미가 없었기에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봤어요” 당시 사진작가가 신랑감 선호도 1위였던 90년대 초반, 어린 시절부터 사진과 영상 쪽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사진영상학과에 진학하게 됐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부푼 꿈을 안고 지인과 울산에서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사회초년생이었던 그에게 첫 사업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여러 가지 문제로 다시 경주로 돌아왔고, 광고사진 촬영 전문 스튜디오를 재오픈해 사진 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번엔 IMF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후 전공과 무관한 업종에서 전전긍긍 일해 왔지만, 지용 씨의 마음 한쪽 어딘가에는 사진에 대한 미련이 늘 함께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주문화재단이 생기면서 우연히 그에게 사진 찍을 기회가 생겼고, 그는 오랫동안 바라던 일이었기에 행사, 공연 현장을 누구보다 부지런히 렌즈에 담았다. 그가 공연사진가로 나선 것은 지난 2011년, 처음 개막한 ‘봉황대 뮤직스퀘어’에 참여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의욕으로 찍었던 그의 첫 공연 사진은 비참했다. 어두운 조명과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그날 제대로 찍힌 사진은 별로 없었다고. 공연 스태프들과 부딪히기도, 깨지기도 하며 그는 자신만의 데이터값을 만들어갔고, 해를 거듭하며 김지용만의 공연 사진을 구축해갔다. “공연 사진은 언론 보도, 인쇄물, 광고 등 공연 홍보와 기록으로 대부분 쓰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점, 입체적 구도, 깨끗한 고퀄리티가 확보돼야 합니다. 그래서 공연이 끝날 때까지 집중이 요구되는 예민한 작업이기도 하죠. 저의 실수로 많은 사람의 노고가 한순간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올해로 9년째 공연을 기록하고 있는 그는 봉황대 뮤직스퀘어와 함께 공연사진가의 인생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경주는 곳곳이 사진 명소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사진 촬영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김지용 씨. 그는 경주를 배경으로 사진 작업을 해오면서 현장을 담아내고, 또 그것이 하나의 자료가 되고 역사가 된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봉황대뮤직스퀘어의 생생한 공연을 담은 사진전을 열고 싶다는 그는 공연 현장의 뜨거운 감동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김지용 사진작가는 서라벌대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한국프로사진협회 공모전에서 다수 입상한 바 있으며, 사진기능사 자격증(고용노동부장관 발행)과 사진실기 교원 자격증(교육부장관 발행)을 보유하고 있다. 신라문화제, 봉황대뮤직스퀘어, 경주국제뮤직페스티벌, 한수원아트페스티벌 등 경주문화재단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경주세계엑스포, 경주화백컨벤션, 지역 내 호텔, 리조트 등에서 공연, 행사, 홍보, 스냅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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