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에 발족 조희대 대법관 포함 135명, 마음 나누며 고향사랑도 서울에는 경주 출신 인물들이 수 만 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들 중 젊어서부터 주변의 기대를 모은 사람들이 경주출신 법조인(판사, 검사, 변호사)들의 모임인 ‘법경회(法慶會)’ 회원들이다. 유명대학 법대로 입학하며 일찍부터 선망의 대상이 됐고 판사와 검사 혹은 변호사로 입신한 수재들이 대부분인 이 모임은 누가 뭐라고 해도 최고 브레인들의 집합체다. 그러나 주변에서 수재로 동경하는 것과 달리 정작 법경회 회원들은 무덤덤한 편이다. 현역에 있건 변호사로 활동하건 크고 작은 법적 시비에 얽매여 시간이 모자라는 공직자들이고 일상을 살아가는 전문인들일 뿐이라는 분위기다. 다만 다루는 일이 일상의 범주를 넘어선 까다롭고 난해한 법 관련 일들이고 한편으로는 법리적 공방을 두고 서로 부딪혀야 되는 직업적 특성상 서로 얼굴 대놓고 만나기 불편한 관계들일 수 있기에 일반이 느낄 수 없는 신중함이 서려 있는 모임일수도 있다. 법경회는 이런 분위기를 개선하고 경주 법조인들끼리 업무를 떠나 흉금을 터놓고 친목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모인 친목단체다. 이 모임이 구성된 것은 1986년 당시 서울형사법원 법원장을 역임한 이정락 변호사를 중심으로 김정술 변호사 등이 의기투합해 만든 모임이다. 초대 회장에 이정락 변호사가 추대됐고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출신으로 초대 총무를 지낸 김정술 변호사가 2대 회장을 맡았다. 3대 회장에 우창록 전 법무법인 율촌의 대표 변호사, 4대 회장에 의정부지방법원 법원장 출신의 이동명 변호사가 맡았다. 지난 1월 30일 모임에서 5대 회장에 정주교 변호사가 추대돼 지금에 이른다. 전체 회원은 전국을 통틀어 135명이며 조희대 대법관과 경주최부자 종손인 최성길 변호사도 법경회 주요 멤버다. 한편 법경회는 그 자체로서의 중요성도 강조되지만 이들 중 상당수 서울거주 회원이 경주를 아끼는 첨병이라 할 수 있는 경주고도보존회 창단 멤버로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경주사랑을 실천하는 전위에 서면서 경주고도보존회의 전신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모범적 모임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위에서 지칭한 역대 법경회 회장들 중 이정락 변호사가 경주고도보존회 회장으로 추대돼 지금까지 회를 이끌고 있으며 김정술·정주교 회장이 경주고도보존회 상임이사로 활약하고 있다. 이밖에도 권은민 변호사가 상임이사로, 전명호, 박진철 변호사 등 다수의 법조인이 고도보존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주고도보존회 창단에 결정적 기여, 법으로건 다른 봉사로건 고향과 사회에 기여하고파 5대 법경회 회장으로 추대된 정주교 변호사는 향후 법경회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에 대해 생각이 많다. 다들 촌각을 아끼는 전문인들이고 언제나 크고 작은 법적 분쟁들에 얽매여 있다 보니 한 번씩 모임을 가지기도 어려운 만큼 모두가 공감하는 공동의 활동을 펴기가 만만치 않아서다. “궁극적으로는 고향사람들끼리 따듯함을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또 기왕이면 고향을 위해 보람된 일을 할 수 있으면 더 좋겠고요. 법조인들의 모임인 만큼 경주나 우리 사회에 법과 관련한 분야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법 이외의 다른 봉사를 통해서라도 무언가 기여하고자 합니다.” 정주교 신임회장은 이미 보수 성향 법조인들의 모임인 ‘시민을 위한 변호사 모임(시변)’의 수장 역할을 오래 맡아왔으며 법경회 회원들로부터나 경주 출향인들 사이에서나 따듯하고 이해심 많은 법조인으로 불려왔기에 이 같은 정 신임회장의 바람이 더 뜻 깊은 법경회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된다. 한편 회의 총무를 맡아 회원들 간 가교역할을 하는 박진철 변호사는 “우리 회는 선·후배 간의 친목도모 뿐 아니라 선배의 조언, 노하우, 소송자료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선배가 바빠서 후배에게 복대리(復代理, 재판에 대신 참석)를 부탁했는데, 후배가 열심히 해 줘서 ‘복(福)’대리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며 경주와 인연이 닿는 법조인이라면 누구나 회에 참여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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