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클라이밍(인공암벽등반대회) 스피드 부분에서 경주의 전하람 선수(포항세화고)가 오는 8월 이탈리아 아르코에서 열리는 스포츠클라이밍 세계청소년 선수권 대회에 한국대표로 선발되어 화제다. 전 선수는 선수선발을 위해 지난 6월 29일 치러진 제10회 고미영컵 전국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 15m 암벽을 6.250초에 오르는 탁월한 스피드를 과시하며 1등을 차지, 청소년 국가대표로 확정되었다.
경주중 시절부터 스포츠 클라이밍에 도전해온 전하람 선수는 일찌감치 이 분야에 독보적인 소질을 보이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리드와 난이도, 스피드 세 종목을 주로 겨루는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특히 전 선수가 두각을 보인 것은 스피드 부분. 전 선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운동을 시작하며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 부분에서 고등학교 형들까지 누르며 월등한 실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국내외 입상을 해오던 전 선수는 마침내 2018년 12월에 열린 모스크바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명실상부 청소년 국가대표의 자격을 획득했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매달리기를 좋아하고 팔심이 남달랐던 전하람선수를 스포츠 클라이밍으로 이끈 것은 전 선수의 아버지 전대원(48) 씨. 전대원 씨에 따르면 전 선수는 고등학교 1학년인데도 불구하고 성인들을 능가하는 놀라운 악력과 지구력을 가지고 있어 암벽등반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능력 덕분에 전 선수는 2018년 울주군수배 전국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 리드 4위 볼드링 3위를 각각 기록했고 스피드에서는 부정출발로 아깝게 2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짧은 운동 경력에 비해서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 준 쾌거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전하람 선수의 장래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도쿄 올림픽은 리드와 난이도 스피드 3종목을 합산하여 치르는 콤바인 방식이라 전하람 선수가 어떻게 스피드 이외의 종목을 보강하느냐는 숙제가 남아 있다. 그러나 2024년 프랑스 올림픽에서는 세 종목이 각각 분리될 것으로 보여 전 선수의 전망이 더욱 유망해 보인다.
전 선수는 타고난 신체능력 외에 성격도 밝고 자신감에 넘쳐 있으며 자신에 대한 믿음도 상당히 강한 전형적인 스타체질로 알려졌다.
전 선수는 자신이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반드시 최고가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으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혼신을 다해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고.
그러나 제대로 시설을 갖춘 인공암장이 없는 경주의 여건상 전선수는 훈련을 위해 울주와 대구, 인천 등지를 떠도는 유랑을 각오해야 했다. 천북에 인공암장이 있지만 시설이 열악하고 무엇보다 전 선수의 특기인 스피드 훈련 시설이 없다. 스피드 계측을 위해서는 인천의 ICN디스커버리까지 가지 않으면 안 된다.
한편 국제적인 관광도시에는 대부분 인공암장들이 세워져 있고 지난 2018년 아시안 게임에서 공식 채택된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6개 메달이 쏟아지며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경주에도 인공암장이 세워져 전 선수뿐만 아니라 스포츠 클라이밍 유망주를 키워내는 산실이 되면 좋겠다는 것이 아버지 전대원 씨나 코치진의 간절한 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