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빈집 관리에 나선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해 빈집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 방치로 주거환경 악화, 도시미관 저해, 우범지대화 등 각종 문제 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시는 다음달 16일까지 지역 내 빈집실태 조사를 통해 빈집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정비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구축하기로 했다. 조사는 23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1년 이상 아무도 거주 또는 사용하지 아니한 주택, 창고 등을 대상으로 한다. 파손 등 거주가 어려워 철거가 필요한 주택인 ‘철거형’과 즉시 또는 리모델링 후 활용 가능한 주택인 ‘활용형’으로 구분해 건축년도, 주택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다. 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감정원 등 전문기관에 의뢰해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고 정비계획 등을 수립할 방침이다. 특히 인천 미추홀구의 빈집은행사업, 광주 서구 별별예술공방, 경남 하동 평사리 마을의 식물공방 등이 주목받고 있는 것처럼 경주지역 특색에 맞는 빈집 활용계획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소유주가 동의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귀농·귀촌인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하고, 철거 및 활용 가능한 빈집에 대한 지원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임경석 경주시 도시계획과장은 “최근 고령화·인구감소로 빈집 증가 및 관리 불량 등 빈집문제가 사회적 관심으로 증대되고 있다”면서 “빈집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정비해 주민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정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빈집 정비 및 활용방안 수립 서둘러야 빈집실태 조사와 함께 정비 및 활용방안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빈집은 400여호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1년 이상 전기료, 수도료를 납부하지 않은 주택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여서 실제 조사 결과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빈집 대책마련과 관련해서는 김동해 의원이 지난 6월 25일 열린 제242회 제1차 정례회 시정질문을 통해 활용대책과 빈집을 마을공동체 공간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은 “저출산, 초고령 사회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또 하나의 사회적 문제인 빈집 쇼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경주지역도 빈집이 실제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 아파트 미분양 사태로 빈 아파트가 늘고, 수십 년 내 노후아파트 누적으로 슬럼화 현상이 발생해 도시 전체 활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경주시도 빈집을 철거만 할 것이 아니라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통해 해당지역에 맞는 정책적 개발이 필요하다”며 발 빠른 빈집대책 수립을 촉구했었다. 또 최근 3년간 주택수 증가가 가구수 증가세를 뛰어넘어 향후 빈집 발생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2017년 경주지역 주택수는 9만6064호에서 10만224호로 4160호 늘었다. 또 같은 기간 가구수는 10만7047가구에서 11만811가구로 3764가구가 증가했다. 즉 3년 만에 주택은 4160호 늘었고, 가구수는 3764가구가 늘어 주택수가 가구수보다 396호 더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매년 경주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빈집 발생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결국 경주시가 빈집실태 조사를 통해 적절한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빈집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 내놔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