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감포읍 일원에 사업비 7210억원을 투입하는 ‘(가칭)혁신 원자력기술연구원(이하 원기연)’이 들어선다. 경북도와 경주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16일 경주 양성자과학연구단에서 혁신 원자력 연구개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원자력 혁신 연구개발은 앞으로 다가올 다양한 상업용 소형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의 해외 수출에 대비한 미래 유망기술 연구 분야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원기연을 선제적으로 유치해 원자력 유관기관이 집적된 경주지역에 원자력연구원과 함께 연구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선진국들은 해양, 우주, 극지 등에 폭넓게 활용 가능한 신개념 원자력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2018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영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 12개국이 소형원자로 개발을 국가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SMR은 대형 상용원전의 전기출력 1/10이하(100MW급)로 뛰어난 안전성과 저렴한 건설비 등으로 특수발전용(해상원전, 극지용), 수송용(선박, 우주), 일반산업용(열공급, 수소생산)에 적용되는 등 미래 원전수출 세계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IAEA는 세계시장을 2050년까지 SMR 1000기 건설, 약 400조원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이처럼 세계시장 창출이 기대되는 기술개발을 선점하고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 원자력연구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해 이뤄지게 됐다.
특히 협약은 민간 R&D수요와 원전지역 지속가능한 발전 동력원을 확보하려는 경북도와 경주시의 끈질긴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 협약에 따라 미래 시장을 전망하고 혁신 원자력 분야 연구개발에 도전하려는 민간의 투자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축적된 원자력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양해각서(MOU)에는 △혁신 원자력 연구개발에 필요한 부지확보 및 개발 △혁신 원자력 연구개발에 필수적인 기반시설 구축 △연구개발 기획·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3개 기관이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경북도와 경주시, 원자력연구원은 2020년부터 2028년까지 국비와 민간투자 등을 이끌어 내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경주시의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 사업 재원과 경북도의 지방비 투자를 통해 1200억원을 확보해 연구개발 추진을 위한 필수 부지를 확보할 예정이다. 그리고 기본 인프라, 선도시설에 5010억원, 정주시설인 사이언스 빌리지 사업에 1000억원 등 총 7210억원이 투입된다.
이에 따라 경북도와 경주시는 단계별 발전전략 마련과 체계적인 연구단지 조성계획을 위해 올해 내 마스터플랜 수립 연구용역을 추진한다.
또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이 조기 착공에 달려있는 만큼, 8월 중 연구개발지원TF팀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사업이 본격 진행되면 직접고용 500~1000여명, 취업유발 7400여명 등 경제적 파급효과는 직·간접적으로 1조3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는 원전 산업이 집적돼있어 현장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혁신 원자력 연구개발 추진의 최적지”라며 “오늘 업무협약이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나아가 우리나라 원자력 분야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데 크게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협약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 김석기 국회의원, 박승직·최병준·배진석·박차양 도의원, 윤병길 경주시의회 의장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국제에너지과학연구단지 조성 사업 가시화 이번 협약으로 경북도와 경주시가 오랜 기간 추진해왔던 에너지과학연구단지 조성 사업이 가시화됐다. 시는 혁신 원자력연구 개발 사업을 통해 에너지과학연구단지를 2020년부터 2028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단지에는 중수로 원전 해체기술원, 원자력기술연구원, 방사선융합기술원, 방사성폐기물 정밀분석연구소, 국가지진 방재센터, 에너지비즈니스센터, 국제원자력기구(IAEA) 분소 등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혁신 원자력기술연구원은 이날 경북도와 경주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협약을 통해 설립을 본격 추진하게 됐다. 또 중수로 원전 해체기술원은 지난 4월 경주설립이 확정됐다.
이와 함께 양성자가속기(경주)와 방사광가속기(포항) 등 기존 인프라와 연계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방사선융합기술원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 운영되고 있는 경주에 방폐물 정밀분석연구소 설립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중수로 원전 해체기술원과 원자력기술연구원에 이어 방폐물 정밀분석연구소, 방사선융합기술원까지 유치하면 에너지과학연구단지에 핵심 시설이 모두 들어서는 만큼 관련 산업을 견인하고 지역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