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암곡 출신으로 지난해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조희길 시인(나이스 엔지니어링 대표이사)이 지난 6일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문학세계 30주년 기념 및 300호 기념식을 겸한 제 16회 ‘문학세계 문학상 시상식’에서 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수상한 조희길 시인의 시 ‘다시 날아 오르는 시조새 기다리며’는 세파에 부딪히며 혼신을 다해 살아 온 조희길 시인의 자화상이자 소통되지 않은 우리 시대의 아픔을 노래한 시로 평가된다.
문학세계에 따르면 이번 시상은 지난 2019년 2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등단 3년 이상의 기성작가들에게 10편 이상씩의 시 혹은 작품집을 공모해 선정됐으며 채수영 시인 겸 문학평론가를 심사위원장으로 김종상 시인 등 다수의 원로 시인들이 중의를 모아 결정했다.
이들은 심사 총평에서 “삶의 목적 하나 걸지 못하고 어디론가 뛰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하는 시인의 안목이 빛난다” “세상을 날며 바르게 정화해줄 상대를 시조새로 만나는 사유의 세계를 유감없이 표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조희길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중학교 이후 시에 대한 열병을 앓아 오며 고통과 인내의 순간이 있었다. 때로는 외통수로 시를 향한 마음이 내 인생을 망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시가 저를 살렸다고 생각한다”고 술회하면서 “아직은 젊은 만큼 누군가를 위해 힘이 되는 시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조 시인의 시는 행사 4부에 전체 문인과 축하객들에게 정미숙 시인의 시낭송으로 소개돼 큰 감명을 불러 일으켰다.
조 시인의 이번 시에는 단순히 시나 글만 써온 글쟁이가 아닌 1500여명의 대가족과 공유의 삶을 살아가는 중견기업의 대표이사로서의 치열한 삶이 온전히 실려 있다. ‘높낮이가 불분명한 계단과 뒤섞인 절벽 따위를 위태롭게 오르내리는 무리들’의 범주에는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조 시인의 현재와 그를 둘러싼 녹록치 않은 환경이 엿보인다. 시인이 갈구하는 시조새는 이름 그대로 누구에게나 쉽사리 나타나지 않는 전설 속에 박재된 화해와 소통이기에 중임을 헤쳐 나가는 시인의 갈구가 외로울 만큼 처절하다. 그런 만큼 ‘바람을 싸안고 생을 향해 돌진하는 참매’는 끊임없이 상생을 추구하는 시인의 현재모습이다.
한편 1990년 7월에 창간되어 올해 30주년과 통권 300호를 발간한 월간 문학세계(발행인 김천우)는 유네스코에 참여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종합문예지이며 (사)세계문인협회 자매지로서 (사)한국잡지협회 선정 우수전문잡지로 선정된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잡지다. 이번 시상식은 월간문학의 자매지인 계간지 ‘시세계’의 문학상 시상식과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상식도 함께 열려 각 부문별 수상자들을 시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