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서원인 ‘경주 옥산서원(사적 제154호)’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2관왕에 올랐다. 아제르바이잔공화국 바쿠에서 개최된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6일(현지시각)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키로 최종 결정했다. 경주 옥산서원과 안동 병산서원은 지난 2010년 7월 경주 양동마을,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이란 명칭으로 그것을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됐었다. 이번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한 한국의 서원은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산서원(경북 안동) △병산서원(경북 안동) △소수서원(경북 영주)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필암서원(전남 장성)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 등 총 9개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돼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이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형태로 지속되고 있는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라며 “성리학 개념이 한국의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목록에 등재가 결정되면서 우리나라는 총 14개소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특히 경주시는 석굴암·불국사, 경주역사유적지구, 양동마을, 옥산서원까지 총 4개소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경주 옥산서원’은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회재 이언적을 기리기 위한 곳으로, 이언적의 학문은 퇴계 이황에게 이어져 영남학파 성리설의 선구가 됐다.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에 자리한 옥산서원은 1572년(선조 5년)에 건립됐다. 그해에 사우인 체인묘(體仁廟)와 강당 구인당(求仁堂)을 지었고, 무변루는 이듬해 세웠다. 공부하는 장소인 구인당이 앞에 있고, 제사를 지내는 체인묘가 뒤에 위치한 전학후묘(前學後廟)의 형식이다.1573년 임금에게 ‘옥산’(玉山)’이라는 이름을 받아 사액서원이 됐다. 옥산서원은 조선 후기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제외된 47개 서원 중 하나로, 이언적 선생의 저서와 역대 명인들의 글씨와 문집이 보존돼 있다. 지난해 국보로 지정된 ‘삼국사기’ 완질을 오랫동안 보관했고, 여주이씨 옥산문중 전적인 ‘사마방목’, 이언적의 ‘수필고본’ 등이 보물로 지정됐다. 1835년에는 목판을 소장하는 문집판각(文集板閣)을 조성했다.지역 사림 공론을 주도하기도 했는데, 19세기 말에는 조정이 추진한 근대화 정책에 반발해 8849명이 서명한 만인소를 만들기도 했다.한편 한국의 서원은 지난 2011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이후 2015년 1월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유네스코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반려’ 의견에 따라 신청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국내외 전문가 의견과 국내외 유사한 유산들과의 비교 연구를 보완해 등재신청서를 새롭게 작성하고 2018년 1월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경주시 전통 유교문화 관광인프라 구축 나선다경주시는 세계유산으로 등재 결정된 옥산서원을 중심으로 전통 유교문화 관광인프라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내년부터 총사업비 184억원을 투입해 ‘옥산서원 교육관 및 역사문화관광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세계유산인 양동마을 및 주변 서원 등과 연계하는 특화된 경주의 전통 유교문화 관광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또 유교정신을 계승하고 올바른 가치관 확립을 위한 전통문화 체험 및 여가의 장을 마련해 세계유교문화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이와 동시에 시민과 관광객이 문화재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글로벌한 역사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한국의 서원 ‘옥산서원’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경주시민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관광객 증대라는 측면에서 매우 큰 성과”라며 “문화재 보존뿐만 아니라 지역의 대표브랜드로서 전통문화 전승 및 보존·활용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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