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소소한 일상이 한 편의 시가 된다. 지난해 ‘처용이 버린 노래’라는 시집을 출간한 처용시인이 이번에는 ‘동경 잡기’라는 시집으로 세상과 소통에 나섰다. 처용시인은 이번 시집 ‘동경잡기’에 대해 조선시대 경주읍지의 제목을 페러디해 ‘동경에 사는 처용시인의 잡문’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시인이 직접 편집하고 만든 시집 ‘동경잡기’는 가을, 계륵 시편, 겨울, 봄 등 총 4부로 나뉘어 계절에 따라 변화되는 처용시인의 감성을 담았다. 시집 1부에서는 가을의 경주풍경, 문화재 등을 일기처럼 짧게 표현했으며, 2부 계륵 시편에서는 자유시를, 3부에서는 경주의 겨울 풍경 사진과 한두 줄 문장의 결합의 디카시를, 4부에서는 글자(한자와 러시아어 어근)를 그림으로 바라보고 쓴 짧은 시가 엮어져 있다. 시집 표지를 비롯해 중간마다 만나볼 수 있는 시인 딸의 삽화는 보는 이의 미소를 짓게 만든다.처용시인은 “첫 번째 시집에서 저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줬듯 이번 시집에서도 저만의 스타일을 다양하게 시도해 봤다. 형형색색 경주의 가을을 짧은 2연의 시로 표현해보기도, 첫 시집에서 선보였던 디카시를 더 발전시켜 이미지와 글의 결합을 추구해 보기도, 또 상형문자인 한자에서 힌트를 얻어 글자를 그림으로 형상화해 시로 풀어내기도 했다”면서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시의 가능성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문화와 문자에 관심이 많은 처용시인은 “처용은 신라 지역 외부에서 들어와 신라에 많은 영향을 미친 인물로 타지에서 온 나를 대변하는 것 같아 공감해 왔다”면서 “처용은 다문화인의 시조다. 다양한 문화를 융합시켜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싶다”고 큰 뜻을 밝혔다.현재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한자와 기초이집트 상형문자를 쉽게 해석한 그림책을 출판할 계획 중에 있다는 처용시인은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이 동서양이 가지고 있는 문화는 서로 다르지만 사고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한다.처용시인의 시집 ‘동경 잡기’는 독립출판물로 황오동 ‘오늘은 책방’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정가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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