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각급 학교에 ‘급식·돌봄 대란’이 현실화된 가운데 경주지역에도 25곳의 학교가 급식 중단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 3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파업 참여 학교는 병설유치원 1곳과 초등학교 21곳, 중학교 5곳, 고등학교 3곳 등 총 30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급식을 중단한 학교는 초등학교 17곳과 중학교 5곳, 고등학교 3곳 등 총 25곳에 달했다. 파업 참여 학교에 비해 급식중단을 진행한 학교가 적은 것은 조리사가 적은 곳은 파업에 참여했지만 급식 중단에는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7곳 급식 중단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45개 학교 중에서 17곳의 초등학교가 급식을 중단했다. 급식을 중단한 이들 학교는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하거나 빵과 우유 등의 대체식품을 제공했다.
학교 관계자는 “급식 중단으로 학부모에게 도시락을 준비하도록 연락했으며 도시락을 준비 못한 학생에게는 빵과 우유 등의 대체식품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전달했다”면서 “급식은 민감한 부분이 있어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학생에게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이라 학부모의 큰 불만은 없었지만 급식 중단이 길어지면 학부모 불만이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급식 중단과 함께 파업으로 방과 후 돌봄 교실을 중단한 학교도 있었다. 지역 초등학교 가운데 돌봄교실 파업에 동참한 곳은 동천초 2명과 옥산초, 용강초, 양북초, 영지초 등 5곳에 6명이다. 이들 6곳의 돌봄교실 교사가 파업에 동참했지만 수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경주교육지원청은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교사 등이 돌봄교실을 운영해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고등학교는 8곳 급식 중단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파업에 참여한 지역 중·고등학교는 총 8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중학교의 경우 감포중과 신라중, 경주여중, 서라벌여중, 화랑중이 급식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의 경우 경주여고와 디자인고, 계림고 등이 급식을 중단했다. 하지만 이들 학교는 급식을 중단하는 기간 대부분 시험기간과 겹쳐 학생들이 점심을 먹지 않고 귀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경주여고는 야간자습까지 할 예정으로 학생들이 도시락을 지참해 학교에 등교했다.
경주여고 학부모는 “고등학생은 야간 학습을 하기 때문에 저녁도 문제가 된다”면서 “한꺼번에 학생이 몰리면 밥도 먹지 못하는 학생이 생길 것이다. 파업의 정당성을 떠나 학생을 볼모로 하는 것은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중·고교 대부분이 이 기간 시험을 치르고 있어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급식 중단 사태가 발생한 것은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와 교육 당국 간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학비연대의 총파업은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교육청은 대체급식과 돌봄교사 대체 인력 투입, 오전수업 등으로 파업 영향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장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야만 하는 학부모와 대체근무 교사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급식 중단의 경우 전날 파업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당일 파업을 철회하거나 반대로 파업에 동참하는 등 매일 파업 참여 학교 수가 달라져 파악에 어려움에 있다”면서 “중·고교 대부분이 이 기간 정기고사가 예정돼 있어 큰 피해는 없으며 대부분 초교 위주로 발생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식은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사항으로 교육지원청이 파업 등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 “4일과 5일 파업 동참하는 곳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 교육부에 따르면 급식이 이뤄지는 전국의 공립유치원과 초·중·고 1만426곳 중 2797개교에선 3일 학생들에게 빵, 우유 등 대체식을 제공했다. 시험으로 식사가 필요없는 학교와 단축수업 등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는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와서 점심을 해결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