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감사 결과 학교법인 원석학원과 경주대가 입시와 학사관리, 교비회계 운영 등 50건에 달하는 문제가 지적돼 이제 대학의 존폐를 우려할 정도다.
감사결과를 보면 지적을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사회 출석 이사가 출석하지 않아 이사회 개최할 수 없음에도 출석하지 않은 이사를 안건 심의 의결에 참여한 것으로 허위 작성한 것이 드러났다. 또 원석학원 재산을 차명으로 관리해 온 것도 밝혀졌다. 차명으로 매입한 토지를 학교법인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받아 교육용으로 활용하지 않고 재산세 900여만원을 원석학원 산하 경주대와 서라벌대에서 납부하게 했다. 그리고 토지와 주택 등의 재산세 5300여만원도 교비회계에서 납부한 것도 드러났다.
이 뿐만 아니다. 설립자 자녀 소유의 경주관광호텔에도 교비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이 부담해야 하는 조리실습실 리모델링 공사비 합계 2억1000여만원을 전액 학교부담으로 교비회계에서 집행한 것이다. 또 이사회에서 학교법인 차명재산의 일부를 감정평가 없이 공시지가 이하로 처분한 것도 밝혀졌다. 전 총장의 국외 출장 경비를 부당하게 집행한 것도 문제가 됐다.
경주대는 대학 국제교류 협정 체결 명목 등으로 총 61회의 국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출장 시 여비 5억8800여만원과 별도로 공무원 여비규정에 어긋난 예비비 총 1억81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받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총 21회 국외출장 중 예비비 합계 6100여 만원을 쇼핑과 관광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국제교류협정 체결 대상 기관과 사전 조율 없이 총 4회 국외 출장하고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감사결과만 보더라도 원석학원과 경주대의 문제는 이미 도를 넘었다고 본다. 그동안 원석학원과 경주대는 운영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경주사회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급기야 대학평가는 곤두박질쳤고 학생 수는 급감해 이제 대학이 존폐기로에 놓이게 됐다.
올해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견하고 총장선임 등을 통해 대학 정상화를 모색하려 했지만 원석학원 내부와 경주대의 오래된 문제들이 발목을 잡으면서 조금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고 지역 교육의 한축이었던 경주대가 이처럼 무너진다면 경주사회로선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들 두 기관을 이 만큼 곪아터지게 한 것은 지역사회의 책임도 없지 않다고 본다. 대학을 개인의 사유재산으로 여기는 풍토를 묵인하고 명분 없는 논리를 앞세워 눈감아주며 넘어간 것이 오늘날 이 사태를 만들었다고 본다. 그래도 경주대는 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문제를 일으켰던 기존 법인 및 대학 인사들이 먼저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