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유강터널을 들어가기 전 바로 좌측에 있는 마을이 경주강동면 유금리 입니다. 옛날 이곳 호수에 살던 뱀을 용으로 불러준 아이 덕택에 산(山)이 둘로 갈라지고, 형산강이 생기면서 홍수가 잡혔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 아이 이름〔유금-有琴-〕대로 동네이름을 부쳤다고 전해옵니다. 마을 앞 들판에는 비닐하우스가 촘촘히 들어서있고, 지금 모내기가 한창이에요. 특산물인 부추를 많이 재배하는 작은 마을이지만, 부조장이 성행하던 조선시대는 많은 어선들이 형산강을 거슬러 올라와, 농·수산물을 사고팔던 큰 장터였다고 합니다. ▼형산강 상류에 큰 부조장이 두 곳 경상도읍지(1832)에 의하면 현 경주강동면 국당리를 중심으로 한 ‘윗 부조장’과 연일읍 현 중명리 지역에 ‘아래부조장’이 있었어요. 수산물 유통이 바닷가와 가까운 강 하구로 이동하면서 위 부조장이 경주 국당리에서 유금리 쪽으로 옮겨지고, 또 이어 강 초입을 지나 포구에 가깝고 접안시설이 좋은 형산(兄山) 아래쪽 중명리로 이전되면서 조선3대 농·수산물 시장으로 크게 번창되었다고 해요. ▼형산 강변에 없어진 철도역들-부조역과 효자역- 형산강과 가까이 있던 철도역들도 이 부조장의 물동량에 따라 일제 강점기초에 생겼다가 지금은 없어졌어요. 경주 강동면 벽산 아파트 뒤편에 10여 년 전에 ‘부조역(扶助驛)’이 있었어요. 근처에 경상도에서도 유명한 ‘경부조장’이랑 큰 시장이 있었는데, 그 이름을 따서 역 이름을 지었다고 해요, 100여년전(1918년) 업무를 개시한 이 역은 2007년 6월로 역무가 종료되었어요. 지금 역사(驛舍)는 민간업체에 임대되어 있고 두 줄기 철로선 만이 쓸쓸히 길게 이어져있네요. 40~50년 전만 해도 한해 10여만의 승객들이 들락거렸고 경주, 포항, 대구로 가는 통학생과 경주 안강 지역의 쌀, 농산물과 포항의 수산물로 북적거렸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교통수단의 발달과 수요 공급의 감소에 따라 요란하던 기적소리는 사라지고, 철로 역사 위에는 ‘부조장’이란 녹슨 표시판만이 덩그렇게 붙어있을 뿐입니다. 유강 터널을 지나 포항 쪽의 ‘효자역(孝子驛)’도 마찬가지예요. 1927년 간이역으로 시작되어 2015년 4월 운영이 중지되었어요. 포항시 흥해읍에 서울-포항간 KTX가 생기면서 그곳에 포항역이 새로 생겼기 때문이에요. 이역은 포항의 관문 첫 열차로 강변일대의 옛 부조장에 이어 효자시장의 물동량의 수송 수단으로 이용되었고 대구·경주의 통근·통학생의 탑승은 물론, 포항 공대생, 그리고 포항제철의 주택단지 주민들의 서울, 대구, 부산 왕래 등으로 많이 이용되었답니다. 특히 1975년 7월부터 포항제철의 전용통근 열차로 30년간 직원들도 실어 날랐구요. ▼효자역-포항역 철로, ‘포항의 철길숲’ 산책코스로 새 단장 구 포항역이 없어지면서 동시에 효자역도 폐역 되었다가 다행히 지난 5월 ‘철길 숲’으로 새롭게 단장되었어요. 포항시의 그린 웨이(green way)조성 방침에 따라 효자역에서 포항역까지 4.3키로 철로에 녹지공간을 만들고 산책코스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선로에는 문화공연 광장, 유아 숲, 음악 분수광장은 물론 대형기차모형도 만들어 칙칙폭폭의 향수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특히 이곳 지하에서 언제나 솟구치는 불꽃, 소위‘불의 정원’도 만들어 시민들의 인기 있는 산책·힐링 코스가 되었습니다. ▼형산강변 기차소리, 아득히 멀어져간 추억의 옛 소리 안강 곡창의 농산물과 영일만의 수산물, 그리고 포항제철의 철제 물동량을 사방으로 운송하면서 산업근대화의 기수로 세찬 숨을 뿜으며 내 달리던 기차소리는 이제 들을 수 없게 되었어요. 그러나 일부나마 그 길 따라 옛날을 회상하며 선로를 거닐 수 있는 산책 환경이 조성된 것이 무척 다행스러워요. 포항시는 이러한 옛 부조장 역사와 형산강변의 그때 그 시절을 기념하기위해 매년 가을 ‘연일 부조장터 문화축제’를 하고 있어요. 벼룩시장, 축하공연, 형산강 부교 건너기, 민속경연 등 다채로운 행사종목에 많은 시민들이 형산 강변을 찾아오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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