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활성 북쪽, 동궁원 바로 맞은편에는 식당가와 펜션들이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곳으로 유명한 마을이 있다. 매년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보문관광단지 입구쪽, 천북면 물천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마을. 바로 북군동이다. 음식점들과 펜션의 상호가 가득한 안내판에서 볼 수 있듯 이곳은 바로 경주를 찾는 이들의 입맛과 잠자리를 책임지는 곳 중 대표적인 곳이라 할 수 있는 동네다. 경주를 찾는 관광경주의 손님을 맞이하는 마을이라 할 수 있겠다.
마을 앞부분인 보문로변 신택지 일대는 식당촌으로 형성돼 방문객들의 입맛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경주를 찾는 손님들을 맞이하는 이 마을은 흔히 상흔만 넘쳐날 수 있는 특징을 가졌음에도 원주민과의 협조를 바탕으로 상인들이 활발하게 가게들을 운영하고 있었다.
지난 10일은 초여름 일찍 찾아온 더위를 잠시 멈칫하게 하는 날씨였다. 파란 하늘을 이고 있는 북군마을은 참으로 눈이 부셨다. 골목을 취재할때마다 만나는 꽃들의 개화는 시기마다 다양한데 이번주는 바야흐로 색깔별로 핀 접시꽃과 백합류, 나리꽃 등이 한창이었다. 이번호에서는 북군동을 크게 두 구역으로 나눠 주택가가 밀집한 마을과 펜션마을로 불리는 구역을 소개한다. 시내서 10분 거리이며 명활산성을 앞두고 있는 북군동 골목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북군(北軍)’...‘북쪽에 있는 군사’라는 뜻의 마을로 보덕동에 속해 운영 북군동은 보문호의 서북쪽에 위치해 남북으로 길게 골짜기를 이루며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소금강산의 북쪽산과도 연접해있으며 보문호에서 시작되는 북천이 흐르고 그 너머 명활산이 장중하게 우뚝 솟아 있다. ‘북군(北軍)’은 신라 때 명활산성에 천 여 명의 군사가 주둔하고 협곡을 경계로 북쪽에 군사들이 주둔했으므로 북쪽에 있는 군사란 뜻으로 지명이 ‘북군’이라 유래한다. 1914년 면제실시 때 경주군 천북면 북군리로 편제되었다가 1955년 경주시가 분리될 때 월성군 천북면 북군리로 되었고 1975년 경주시로 편입돼 천군동에 속했다. 1986년 천군동이 인근의 암곡동, 덕황동, 정래동 일부와 더불어 보덕동이 되면서 현재 행정동인 보덕동에 속해서 운영되고 있다.
-식당가 뒤편의 날아갈 듯 잘 지어진 한옥과 오래된 한옥들과의 정갈한 공존, 구릉진 지형 따라 촘촘하게 들어서 경주맷돌 순두부 집을 기점으로 뒤편으로는 흡사 날아갈 듯 잘 지어진 한옥들이 구릉진 지형을 따라 촘촘하게 들어서 있다. 예전에 지은 오래된 한옥들도 단정한 매무새로 조화를 이루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 곳 가장 높은 집 근처에서 내려다보는 이 마을은 멀리 동궁원이 바라보이며 기와의 능선들이 이어져 멋진 경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집집마다 잘 가꿔진 정원에는 평화가 넘쳐 보인다. 길다랗게 이어지는 골목에는 격조가 넘친다.
마을 한 중간에 있는 북군 경로당은 치매 걱정 없는 마을로 치매가 있어도 내가 살던 지역에서 이웃의 관심과 돌봄으로 일상생활을 하며 조화롭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을을 뜻하는 치매 보듬마을 간판도 보인다. 한편, 마을 초입에 있는 ‘은행집 숯불장어 집’은 수백년 수령의 은행나무로 유명하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정취가 절정인 가을엔 더욱 유명세를 치른다. 멀리서도 이곳 은행나무의 노란색 향연은 단연 돋보이기 때문이다. 이곳 식당가의 트레이드 마크인 셈이다.
-‘샘 카페’에서 카페 ‘더 샘, 가든’으로// 폐가 환골탈태 시킨 ‘선유 산방’ 카페 ‘더 샘, 가든’. 이 카페는 수년전까지는 기품있는 어르신이 운영하던 곳으로 지역민들이 아끼던 공간이었다. 아름드리 햇살이 들이치는 격자창으로는 진귀한 꽃들이 넘쳐났던 ‘샘 카페’로 불렸다. 그간의 연유는 알 수 없지만 몇 달전 그 이름을 그대로 살려 새롭게 재탄생한 곳이 바로 카페 ‘더 샘, 가든’이다. 새로 개업한지 4개월째다. 기존의 담벼락과 정원을 끼고 있는 이곳은 맛좋은 커피는 물론, 레인보우케익에 당근케익까지 여러 케익도 맛볼 수 있으며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카페다.
마을 진입로 즈음에서는 커피와 전통차를 파는 ‘선유 산방’을 만날 수 있다. 폐가처럼 방치된 집을 환골탈태시킨 이곳에 간판을 단 지는 2~3개월째라고 한다. 전직 언론인이었던 주인장이 13년여 간 영덕 산촌에 살던 시절 직접 채취하고 효소로 담궈 발효시킨 재료들을 차로 만들어 둔 것을 맛볼 수 있는 귀한 공간이다. 많은 차들의 효능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것. 마당 가득하게 커다란 항아리에 갖가지 식물을 분재로 가꿔 눈요깃 거리도 제공한다. 민박도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주인이 직접 만든 목공예도 감상 할 수 있다. 커피와 팥빙수를 기본으로 차류는 하수오, 찔레 상황, 겨우살이, 봉령차, 야관문, 하고초 등을 내놓는다.
“언제든 이곳을 찾더라도 음악 듣고 좋은 차 한 잔 마시며 쉬어가시길 바랍니다. 다른 곳에선 쉽게 맛볼 수 없는 차를 드리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과 정성이 깃든 차를 맛보실 수 있을 겁니다” 주인장의 말이다.
-마을 안 속살은 너무 아름다웠다... 이곳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훔칠만한 모든 조건 갖춰 북군동 입구에는 ‘북군펜션마을’이라는 대형 목조 안내간판이 세워져있다. 이 마을 펜션업소는 80여 곳이라고 한다. 입구쪽에는 식당이 20여 곳이므로 100여개 업체가 현재 성업 중이라고 한다. 원래는 90호의 원주민이 살고 있었던 터전 위에 지금은 200세대가 넘게 살고 있다고 하니 식당과 펜션업을 하기위해 새로 유입된 주민들이 더 많아진 셈이다. 15여 년 전 서너 가구로 출발해 10년 전에 다소 증가했고 최근 5년전부터는 본격적으로 펜션촌이 형성돼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넓은 야외수영장과 고풍스러운 객실이 조화를 이루며 경주에서 손꼽히는 유럽형 구조들을 가진 펜션들이 많다. 북군동펜션마을협의회에서는 명절을 즈음해 펜션마을 일대에 대대적으로 환경정비를 실시하고 있다. 주민들은 내 집 앞 내가 가꾸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한다.
펜션마을은 자연적인 지형을 그대로 따라 올라가는 길인데 다소 좁고 구불구불한 농로길이었다. 마을 중간중간엔 대형 안내판에 각자의 펜션 상호명을 알리고 있었다. 펜션 몇 곳에는 수영풀장을 겸비한 곳이 더러 눈에 띠었다. 이 마을 가장 꼭대기에는 북군동 저수지가 있다. 저수지까지 올라가면 한 눈에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굽이친 마을은 유럽의 어느 동화 같은 마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토함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고 보문호수, 경주엑스포 타워, 블루원 리조트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어느 곳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도 멋진 풍경이 된다. 그림엽서에서처럼 나무와 꽃들이 잘 가꿔진 집집마다에는 개성을 지닌 형형색색의 외관과의 색감이 조화로웠다.
경주에서 이렇게 펜션들이 질서정연하게 모여있는 마을이 또 있을까. 자연의 넉넉한 품안에서 집집마다 독특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체마을의 조화를 깨트리지 않는 건축미를 자랑하고 있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훔칠만한 모든 조건이었다.
-북군 3길 주택 담벼락 너머로는 희귀한 안개나무가, 어느 주택 마당에는 70년된 선인장이... 펜션마을 중간에는 일반 주택들도 듬성듬성 섞여 있었다. 마을 입구 북군 3길 어느 주택 담벼락에서 희귀한 나무를 만났다. 나뭇가지마다 안개덩이를 뭉게뭉게 매 단 모습이었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듯한 형상이라고 할까?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자태의 나무였다. 이 나무 꽃을 보는 순간 ‘세상에 이런 나무 꽃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그 나무의 정체는 ‘안개 나무(스모그 트리)’였다.
또 이 마을 출생인 한 아주머니의 소박한 정원 한켠에는 70년을 바라보고 있는 손바닥 선인장(백년초)이 특유의 노란 꽃송이들로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해마다 이렇게 꽃을 피워 댄다고 하니 주인은 얼마나 행복할까.
-마을 입구쪽 들어오고 나가는 도로 너무 협소해, 주말이면 한꺼번에 손님 몰려 혼잡 극심 한편, 이곳 펜션마을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일곱업체에서는 북군동 펜션협회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공동이익을 목적으로 만든 이 조합은 공동 공간을 짓고 텃밭을 임대해 방문객들의 농촌 체험 활동을 유도하고 있는 것.
7대째 이 마을서 살고 있는 북군동 펜션협회 조합장 도영주(68)씨는 “저희들은 우리 마을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에게 깨끗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늘 애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마을의 식당과 펜션업체의 수나 볼륨에 비해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편입니다. 이 마을의 발전이나 개발 속도에 못미치고 있는 것이지요. 마을 입구쪽 도로가 너무 협소해 해결돼야 할 중요한 문젭니다. 주말이면 한꺼번에 손님이 물고 물려 식당과 숙박업소에 들어오고 나가려는 차들로 혼잡이 극에 달하는 것이죠” 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