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이자 경주 현곡면에서 JJ갤러리를 운영하는 김정자 관장이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트에서 개인 전시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서울무대에 작품을 알렸다.
김 관장은 꽃을 주로 그려온 화가로 사물을 평면상에 구현해온 종전의 기법을 탈피해 ‘공간접기’ 기법을 이용, 3차원으로 변형해 표현함으로써 대상의 단순한 외형뿐 아니라 다면적이고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표현, 평단의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회는 모두 18점의 작품을 선보였지만 이를 위해 김 관장은 지난해부터 치열하게 작품 제작에 매진해왔다고 고백했다. 김정자 관장의 이번 전시 작품들은 밝고 강렬한 색을 과감하게 사용하는 반면 대상을 지극히 섬세하고 정밀하게 표현해 관객들에게 묘한 대비감을 선사했다. 특히 ‘공간접기’를 위해 사물을 사진으로 찍은 후 실제로 이를 접어가면서 대상의 변화를 살핀 후 그것을 캔버스에 옮기는 과정을 통해 색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평소 큰 그림을 즐겨 그려왔고 경주 갤러리에는 이 같은 작품들이 많이 전시·보관돼 있지만 이번 전시회에서는 ‘공간접기’라는 한 장르에 집중하기 위해 대형그림을 자제하고 출품된 작품들로 집중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 추세가 기존 구상작품들에 주목하지 않고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환영하는 경향인데 그런 차원에서 저의 새로운 시도가 다양하고 신선한 반향을 일으킨 것으로 여겨집니다”
김 관장은 이 같은 공간접기를 통해 사물의 명암을 들여다보는 것은 한편으로는 인생의 기쁨과 슬픔, 행복 등 다양한 질곡을 들여다보는 것 같으며 똑 같은 사안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에 따라 사물이 달라지기도 하는 원리와도 통한다며 자신의 작품이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김 관장이 심취한 작품은 주로 꽃, 이번에도 장미와 해바라기, 튤립, 연꽃, 코스모스 등 다양한 꽃들이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모습으로 표현돼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능란하게 묘사된 꽃들이 공간접기라는 추상적 기법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모습이 신비롭다. 하늘과 노을을 표현한 작품 inner19-017 등의 작품에서는 대상을 고집스럽게 관찰한 작가의 치열함과 그것을 과감히 접어 낸 결단력들이 돋보인다.
경주시 현곡면에 전시장과 카페를 겸한 JJ갤러리를 운영하며 경주의 작가들과 자신이 포함된 한국여류화가들과 다양한 전시행사를 기획하는 김정자 관장. 최근에는 전시장 주변 넓은 뜰에 작약을 심어 아름다움이 배가됐다며 방문을 권한다. 6월이면 작약이 이미 저버렸을 때라 아쉽다. 대신 김정자 관장이 그려놓은 놀라운 꽃들이 진한 향기로 맞아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