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부터 6월 2일까지 경주예술의 전당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한수원아트페스티벌이 개최됐다. 행사기간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인 것은 5월 25일 열린 공연이었다.
워낙 유명한 가수들이 출연한 행사였기에 경주시민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2만여명으로 추산되는 관중이 자정 무렵까지 성황을 이루었다. 많은 관람객이 모여든 덕분에 공연일 저녁 무렵 행사장 주변지역 음식점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호황을 맞고 있었다.
늦은 밤에 공연이 끝나 숙박시설도 그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주최한 행사가 지역주민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한 동시에 지역경제에 많은 기여를 한 셈이다.
이번 공연행사처럼 체류가 불가피한 방문형태는 관광소비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 관광소비지출에서 당일관광보다 숙박관광 형태의 비용지출과 그로 인해 지역에 파생되는 관광소득 승수효과가 높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까닭에 지역에서는 보다 많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면서 가능하면 관광객 체류 연장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숙박관광 비율이 높다고 해도 발생된 관광소득이 지역에 정착되지 않는다면 경제적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방문객 소비지출에 의한 관광소득 승수효과는 관광객이 이용하는 숙박시설 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외부자본 의존도가 높은 숙박시설은 관광소득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비율이 높지만, 지역의 자본과 자원 및 노동력을 활용하는 정도가 높은 숙박시설일수록 승수효과가 높다.
지역에서 발생된 관광소득이 외부로 유출되는 비율이 낮을수록 지역의 관광소득승수가 높아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큰 것이다. 결국 아무리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체류기간이 연장된다고 해도 관광소득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비율이 높으면 지역경제에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보다 많은 관광객 유치와 체류기간 연장과 더불어 관광소득이 지역에 정착되어 경제적 효과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한다. 그러한 대안 중 하나가 지역의 고유한 자원과 노동력을 활용한 지연산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관광 상품개발이다.
경주지역 관광소득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는 지난해 7월 경주시에서 발표한 「2017경주관광실태조사보고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경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의 평균 여행기간이 2013년 1.3일에서 2017년 1.9일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당일여행 비율이 44.6%에서 37.5%로 감소한 반면에 숙박여행이 55.4%에서 62.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방문객의 체류기간이 증가하는 긍정적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긍정적 변화 가운데 경주지역을 방문한 여행경비가 1인당 평균 12만 7624원을 지출한 반면에 2018년 5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17국민여행실태조사」에서 국내관광여행 1회 평균 지출액이 13만 1083원, 경상북도 1인 평균 19만 422원으로 나타나고 있어 전국과 경상북도 평균금액보다 적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주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 소비지출이 적은 이유는 경주관광 불편 사항에 대해 여행 중 다양하지 못한 쇼핑품목에 18.5%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과 경주관광 발전을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개선해야할 대상에 특산·기념품 및 유명 먹거리 활성화가 18.8%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서 유추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전체 41.7%가 특산품 및 기념품을 구입했거나 구입 예정이라고 응답한 경우 31.6%가 황남빵, 경주빵, 찰보리빵 등 빵 종류를 구입한 것에 치우쳐 있고, 58.3%는 구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관광객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지역을 상징하는 마땅한 기념품이나 특산물이 빈약한 실정을 반증해주는 결과다.
관광객들이 쇼핑할 대상이 없다는 것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도시로 유·무형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자산을 재해석하고 활용하여 지역의 토착산업으로 발전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주관광 소득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는 관광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념품과 특산물을 제조 및 판매 사업 육성이 시급한 과제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