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종이의 경계가 사라졌다. 도자기 표면의 흘러내림은 단순하고 추상적이며, 그 간결함이 지닌 이미지는 마치 한 폭의 수묵산수화 같다. 최용석 도예가의 ‘흙으로 빚어 낸 수묵산수’展이 포항 아트갤러리 빛(관장 이나나)에서 열리고 있다. 기획초대전으로 진행된 이번 전시에서 최용석 도예가는 숙련된 경험으로 이끌어낸 간결하고 비조형적인 산수를 다양한 생활도자기에 선보이며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의 작품은 매 전시마다 특별하다. 조형적이면서 실용성과 예술성을 갖춘 그의 도예작품은 많은 이에게 공감을 주며 예술과 현실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나나 관장(미술사학 박사)은 “최용석의 도예는 단순하고 간결한 장식적 조형에 현대 서예적 필치가 어우러진 한 폭의 추상회화다. 형태는 전통적 도자기의 조형을 벗어나 있지만, 이번 전시에서 풍기는 미는 전통 수묵산수화의 담박하고 예스러운 맛을 지니고 있다”면서 예측할 수 없는 우연성이 만들어낸 조형미는 바로 그의 *요변(窯變) 능력이라고 말했다. 또 “그의 도자기는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물소리, 바람 소리 들리는 소나무 아래 고사가 시를 읊는 듯한 묘한 맛이 있다”고 덧붙였다. 도예가 최용석은 40여년간 한길만을 걸어오며 자연 친화적 기능에 맞는 도자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것을 토대로 개발한 특허와 실용신안 출원 및 디자인 등록 등 관련 기술에 대한 국내지적재산권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도예가의 의도와 요변 현상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이번 전시에서 도예가 최용석은 “새로운 색감과 패턴으로 수묵산수를 연상케 하는 도예작을 선보이기 위해 여러 번의 습작을 거쳤다”면서 “앞으로도 선조들의 도자기술의 맥을 잇는 것은 물론, 도자발전을 위해 무궁무진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굳은 신념을 내비쳤다. 도예가 최용석은 홍익대 세라믹공학과(도자)를 졸업하고 개인전 14회, 단체전 및 해외 교류전 400여회에 참여했다. 현재 (사)한국예총 경북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고도도예를 운영하고 있다. 2013년에는 지역문화 창달에 기여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제25회 경주시 문화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 도자기공예로 경북 최고 장인에 선정, (사)한국예총 예술문화공로상, 제20회 신라미술대전 대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이번 전시는 6월 7일까지이며, 문의는 포항 ‘아트갤러리 빛’(054-247-0131)으로 하면 된다. 한편,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길에 있는 아트갤러리 빛은 경북·포항지역 작가들의 기획·초대전을 비롯해 예술교육, 세미나, 작은 콘서트, 프리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역민과 예술인을 이어주는 예술문화소통공간으로 2015년에 문을 열었다. *요변 : 도예가의 능력 범위를 벗어나 도자기를 굽는 소성 과정에서 변화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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