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반 관람객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수장고의 문이 활짝 열렸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 23일 박물관 남측 부지에 새롭게 건립한 영남권수장고 개관식을 갖고 ‘열린 수장고’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해 운용할 계획이다. 우리문화유산이 보관, 관리, 연구되는 모습을 일반 관람객이 직접 살펴보거나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
경주를 비롯한 영남지역 유적에서 발굴조사로 출토된 매장문화재는 기존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할 수 없을 정도로 양이 많아 그동안 지역 박물관은 물론 발굴기관과 문화재청 등 관련 기관들이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영남 지역에서 출토된 발굴매장문화재를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영남권 수장고’가 건립됐으며, 출토된 매장문화재 60여만점이 보관될 예정이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 총 9242㎡ 규모로 전시 수장고를 포함한 10개의 수장고와 소장품 등록실, 열람실, 촬영실, 훈증실, 아카이브실 등 소장품 관리를 위한 주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장고 내 이동식으로 설계한 수장대는 기존 방식보다 1.5배 이상의 유물을 더 보관할 수 있으며, 지게차와 유물상자 받침을 출납에 활용해 시간과 공간 활용도가 높다. 또 재해 상황에 대비한 특화된 수장 시스템을 개발, 수장대는 규모 6.8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강화된 구조로 설계됐으며 전도, 레일 탈선, 격납품 낙하 등 방지 장치를 추가 개발해 내진 성능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박물관 측은 “열린 수장고에서 우리 문화유산이 박물관 소장품이 되는 과정, 훼손된 문화재가 여러 과학적인 방법으로 과거의 모습을 되찾는 과정 등을 직접 확인해 봄으로써 우리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청소년들에게는 새로운 꿈을 심어주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