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같이 더운 5월. 어둔하고 아주 느린 몸으로 이 사회에 다시 나서서 적극적 활동으로 음향과 노래, 사진 등을 담당하는 빨간 티셔츠의 박영주(66)씨. 갑자기 쓰러져 1년간의 치료와 재활을 반복했고 이날도 병원 진료를 마치고 오는 길이라며 작은 모니터 앞에 다리를 쭉 뻗고 앉았다. 13년을 색소폰연주 및 지도, 웃음운동, 레크레이션, 노래 강사 등으로 많은 곳을 누비며 왕성하게 활동하던 중 2018년 4월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으로 그는 제 몸을 가눌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절망에 쌓여 1년간 갇혀 지냈던 그의 마음을 돌려놓은 건 유일하게 소통을 하던 음악과 웃음으로 열어가는 사회봉사였다. 그는 지난해부터 한마음예술공연단(단장 이원조)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시련으로부터 새로운 삶의 의미를 만들어 내고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절망에 빠져 있는 그에게 이원조 단장은 “우리 함께 예전처럼 실컷 웃어 봐요. 지금 다시 시작하지 않으시면 영원히 일어설 수 없습니다.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합니다”고 수차례 설득하고 응원해 주었다고 했다. -계속 활동하겠다고 생각을 하게된 동기는 지쳐 쓰러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기는 쉽지 않아요. 온 힘을 다해 일으켜 세워도 혼자서지 못할 것처럼 보이기에 더 망설여지지요. 하지만 주위 분들의 진심을 담은 응원에 용기를 냈습니다. 투덜대지 않고 남아있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남들이 열 걸음 걸을 때 저는 한걸음 한걸음을 쉬지 않고 갈 것입니다. 아이슈타인이 생각이 막힐 때마다 바이올린을 연주한 것처럼, 저는 색소폰을 불곤 했지만 이젠 그조차 할 수 없게 됐어요. 하지만 노래 부를 수 있고 음향기기나 휴대전화를 잘 다룰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조금씩 가던 길을 멈추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또 다른 즐거움을 알게 되겠지요.-쓰러지고 다시 활동하며 힘들었던 점은 제가 쓰러지고 주변에 함께 했던 많은 활동가들이 대부분 떠났을 때 입니다. 2005년부터 ‘나는 경주의 연예인이다’라는 생각으로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정성을 다해 함께 활동한 그들이지만 더 이상 활동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것이겠죠? 그러나 하고자 생각하니 또다른 분들이 저를 도와주시고 웃음과 격려로 나누는 이 삶이 저를 또 건강하게 만들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오늘도 어둔한 제 팔과 다리가 되어 음향을 챙겨주고 함께 해주는 단원들이 정말 고맙고 웃게도 하고 일어설 수 있게 힘을 줬지요. 단원들이 있기에 이 길을 나설 수 있습니다. 마냥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행복한 삶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배운 것을 전달하면서 더욱 성장하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누군가에게 배웠습니다. 또 남을 즐겁게 하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찾고 또 남과 함께한다는 그 자체가 행복이고 진정 즐거운 일이니까요.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아는 것을 실천하고 전달하는 것이 행복이고, 뻣뻣한 내 모습을 보고 누군가가 또 다른 용기를 낼 수 있다면 그 또한 기분 좋게 행복을 만드는 일이지요. 느림의 미학을 새롭게 터득합니다. -지치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아주 천천히 뒷짐 지고 걸어보세요. 그 장소가 공원이든 집이든 어떤 곳에서라도 ‘나는 누구인가? 왜 이러고 있는가? 무엇 때문에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요. 좌절과 아픔을 디딤돌 삼아 다시 도전해야 그 상처가 치유됩니다. 깜깜한 어둠이 내려 불을 켜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자신의 그림자에 부끄럽지 않게, 자신이 덮고 깔고 자는 이불에 부끄럽지 않아야 합니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막연한 근심걱정에 사로잡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자신과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감사해야 모두가 잘됩니다. 지금도 주3회 재활치료를 받으러 다니며 정적활동으로 영어회화 학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그는 자신이 겪었던 뇌졸중에 대해 말했다. “현대 의학에서 최첨단 치료를 시행하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있지만 결국 병이란 <미리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자기공명영상(MRI)를 이용한 뇌혈관촬영(MRA)으로 각종 뇌혈관 질환을 진단 및 치료할 수 있으므로, 가족 중에 뇌졸중의 병력이 있는 경우 혹은 평소 두통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검사를 받아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에 병변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한마음예술공연단은 2019년 변화혁신 창의융합 성장을 위해 월1회 지역사회를 찾아 스마일교육과 응원과 칭찬, 댄스와 노래, 율동 등으로 어르신들의 삶에 활력이 되어 드리고 있다. 박영주 씨는 신경주뮤직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대표, 한국노래강사협회 교수, (사)국제평생학습연합회 강사, 한국웃음치료연구소 교수, ㈜아하인재교육원 대표강사, (사)한마음예술공연단을 운영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