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국악인으로 산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에요. 경주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과거, 현재가 어우러진 고택의 운치가 더해져 어디든 훌륭한 무대가 되죠. 내면의 흥을 끌어올리기에도 충분한 곳입니다” 전통의 숨결이 살아있는 경주가 주요 활동 무대인 그녀의 구성진 가락 속에 신명이 묻어난다. 국악과 함께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녀. 바로 (사)계림국악예술원 원장 국악인 권 정 씨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 자료실에 소형 가야금이 있었어요. 자료실 청소를 하다가 친구들이 가야금을 튕기고 노는 소리에 어린 나이지만 가슴을 파고드는 깊은 울림이 느껴졌어요” 내성적인 성격으로 정작 본인은 가야금 줄 한번 뜯어보지 못했지만, 그날 그 가야금 소리가 그녀를 국악의 길로 이끌게 된 것이다. “삼국사기에 ‘즐거우면서도 지나치지 않으며 애처로우면서도 슬프지 아니하다(樂而不流 哀而不非)’라는 가야 악사 우륵의 말이 전해집니다. 가슴 속 깊은 감성을 끌어내 주는 국악, 제가 국악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도 이와 같은 연유에서죠” 30여년 국악의 길을 걸어온 그녀, 그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묵묵히 딸을 믿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부모님이 있어 가능했다. “처음엔 부모님 반대가 심했어요.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이후에는 훌륭한 스승을 찾는 일부터 소소한 부분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죠” 고등학생 시절 국악에 입문한 그녀는 전통예술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으로 판소리와 한국무용 등 전국적으로 알려진 무형문화재 명인들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장르를 습득해 왔다. 전통국악부터 퓨전국악까지 국악이 대중장르로 새롭게 변화해가는 요즘, 다양한 시도로 전 세대와 소통하고자 하는 그녀의 열정어린 노력도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전통국악과 현대적 감각을 접목시킨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악공연을 선보이려 합니다. 국악이란 전문장르에서 벗어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장르로 하루빨리 거듭나길 기대하면서 말이죠” 매주 주말이면 고즈넉한 양동마을의 분위기를 더해줄 특별한 국악공연이 펼쳐진다. 국내외 관광객과 시민들을 위해 (사)계림국악예술원은 자발적인 참여와 재능기부로 매주 주말 다양한 장르의 국악공연 ‘풍류가 피어나는 음악회’를 선보이고 있는 것. 단순 국악공연을 관람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관객들이 직접 국악을 배우고 함께 즐기면서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계속해서 남녀노소 전세대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특색 있는 국악공연으로 우리 전통의 소리를 알리고 그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권 정 씨. 그녀의 멋스러운 삶을 응원한다. 1972년 경주에서 태어난 권 정 씨는 동국대 국악과를 졸업했다. 신라문화제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입상한 바 있으며, 국악예술강사와 예술교육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신나는 예술여행(2017·2018), 도지원사업 찾아가는 문화활동(2014·2015·2017), 지역문화예술육성사업 요석 ‘억겁의 연’(2018), 고택음악회, 운곡서원 가을음악회, 지역문화행사 등을 진행해 왔으며, ‘국악’을 테마로 카페 겸 공연장을 계획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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