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를 통해 좋은 뜻이 담겨있는 문장을 찾아 쓰다 보니
저절로 몸과 정신이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소중한 문화유산 서예를 지키며 꿋꿋하게 한길을 걸어온 이가 있다. 2018년 제29회 청남서예대상 전국휘호대회 대상, 2019년 제39회 전국서도민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청년서예가 도홍 김상지 씨다. 30세 젊은 나이지만 서예경력은 이미 20년을 훌쩍 넘었다. 거침없는 운필과 역동적인 필치, 묵향 가득한 삶을 사는 그의 붓끝에서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중후한 멋과 감각적 미가 묻어나는 이유다.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부모님 손을 잡고 갔던 서예학원. 부모님 강요도, 본인의 의지도 아니었다. 신문지에 붓글씨를 써나가며 자연스레 서예의 매력에 젖어 줄곧 붓을 놓지 않았던 그에게 서예가의 길은 어쩌면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서예가의 가장 큰 매력은 정년이 없다는 점이에요.
제가 살아 숨 쉬는 그날까지 붓과 노래하고 먹과 춤을 출 수 있죠.
사람은 결국 태어나면 병들고 아프고 죽지만
서예는 죽는 그날까지 저와 벗이 돼 줄 수 있는
최고의 친구이자 벗이죠”
정년이 없다는 말은 어찌 보면 끝이 없다는 말과 상통하다며, 끝이 없기에 끝없이 궁금하고 항상 새롭다고 말한다. 그가 서예가의 길을 걸을 수 있기까지는 세 분의 스승이 있어 가능했다. 그에게 처음 붓을 잡게 해준 석파 감성목 선생과 대학 진로에 큰 도움을 준 우남 조승혁 선생 그리고 경기대 예술대학원 장지훈 교수까지. 그는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정신 수양의 수단으로 서예를 강조했던 세분 스승의 공통된 가르침을 늘 가슴에 새기며, 우리 서예 문화의 정서를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서예가이자 지도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수상을 하면서 1년에 한 번씩
개인전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수상경력은 과정일 뿐 작품전시를 통해
진정한 작가로 인정받고자 함이죠”
화려한 샤넬이 아닌 구수한 된장찌개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그는 건강한 마음을 바탕으로 서예 문화의 발전과 부흥을 위한 끊임없는 시도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외국인들도 서예를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고 좋아합니다.
그만큼 서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수한 전통문화예술임에 틀림없죠.
기회가 된다면 해외전시 등 다양한 기획을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도 우리 서예의 멋과 미를 알리고 싶습니다”
전통의 멋이 살아있는 경주에서 참다운 서예예술을 실천하고 있는 그의 서실에는 오늘도 먹 향기가 발하고 있다. 붓끝에서 펼쳐지는 일필휘지의 감동, 청년 서예가 도홍 김상지 씨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1990년 부산에서 태어난 도홍 김상지는 대학에서 서예를 전공했다. 현재 경기대 예술대학원 서예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행복만당 서예캘리그라피 아카데미 원장, 훈민정필 글씨교정클리닉 경주교육원(본원) 원장이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특선, 전국서도민전 대상, 청남서예대상 전국회호대회 대상, 솔거미술대전 서예부문 대상, 대한서화예술대전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우수 지도자상 표창(광주광역시장) 등 화려한 수상경력이 그의 서예실력을 대변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