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교감 없는 컴퓨터 세상의 잡담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SNS를 통해 일어나는 나눔과 선행, 그로 인해 이어지는 사람들 간의 연대와 선순환을 말하는 것은 특기할 만한 일이다. 송경호 목사의 페이스북은 그런 점에서 단연 SNS의 모범 사례다. 경주시 동천로에서 교회를 겸한 아동센터를 가꾸고 있는 송경호 목사는 의지할 곳이 약한 아동·청소년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휴식과 안정을 제공하는 참된 종교인이자 스승이다. 그가 매일 올리다시피 하는 소식에는 아동센터의 소소한 애환과 아이들의 이야기, 다소 엉뚱한 듯하지만 실상은 정곡을 찌르는 종교에 대한 냉엄한 반성이 깃들어 있다. 오랜 종교생활과 소탈한 SNS활동으로 그와 공감하는 상당수의 페북 활동가들 중에는 그의 봉사활동을 담은 글에 동의해 후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 그가 지난 3월 11일 올린 페이스북 내용은 닭살 돋다 못해 손이 오그라들게 만든다. 수영장에서 아내가 친구들이랑 나가면서 자신을 향해 손 흔드는 것을 보고 신난 아이처럼 좋아했다는 사연이다. 인생 최고의 선택이 아내라고 서슴없이 단정하는 송경호 목사. 페이스북 친구들의 ‘좋아요’ 9시간 만에 139개, 댓글도 79개 달렸다. 하나 같이 ‘닭살이지만 너무 보기 좋다’는 류의 댓글이다. 그가 센터에 혼신을 다할 수 있는 기본 바탕에 이런 인생 최고의 희열이 숨어 있음을 알고 나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부부의 사랑이 교회와 센터를 이끄는 힘이다. 이 사랑이 존재하는 한 그가 목표하는 후원자가 1004명이 될 때 스스로 이름 지은 ‘꿈쟁이 주식회사’의 천사주주총회를 열겠다는 꿈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