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인상과 관련 경주시와 택시업계 간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도농지역 복합할증 적용에 따른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택시요금 복합할증제 적용은 신한은행 사거리를 기준으로 반경 4km를 벗어나는 지역이 해당된다. 이를 기점으로 이후 주행거리 요금에는 55% 할증이 적용된다.
예를 들면 신한은행 사거리에서 현곡 푸르지오 아파트까지 약 7km에 이르는데, 교통흐름이 원활한 것을 가정해 할증이 미적용된 택시요금은 7000여원. 그러나 4km를 벗어난 나머지 3km구간에는 할증이 적용돼 이보다 2000여원 더 많은 9000여원이 나오는 요금체계다.
복합할증제는 도농지역의 경우 평소 농촌지역은 유동인구가 거의 없어 택시가 빈차로 되돌아오는 경우를 감안해 도입된 보상적 제도다.
하지만 현곡면 등 복합할증을 적용받는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시내권역이 넓어지면서 현행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과 함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단지 내 인구수가 늘면서 택시가 빈차로 돌아올 경우가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행 복합할증 제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불만이다.
또 복합할증 기준점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신한은행 사거리가 기준점이어서 만약 현곡면 금장리에서 출발해 푸르지오 아파트로 택시를 이용해도 복합할증을 적용받아 요금이 비싸지기 때문이다.
경주지역 택시요금 복합할증제와 관련한 논란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2010년 10월 KTX 신경주역이 개통하면서 택시요금에 대한 시민과 관광객 등의 불만이 크게 나오기 시작한 것. 현행 택시요금 체계로 신경주역에서 시내까지 택시요금은 약 2만원, 보문까지는 3만원 가까이 나온다.특히 한수원 본사가 경주에 자리 잡은 후 외지인들의 불만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업무를 위해 신경주역에 내려 양북면 장항리에 위치한 본사까지 택시를 타면 요금이 4만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경주까지 KTX 평일 일반석 편도요금이 4만9300원으로, 택시요금과 별반 차이가 없어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게다가 관광도시의 특성상 관광객으로부터 평가받는 경주 이미지 손상에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복합할증제는 경주처럼 전국 도농복합도시에서 주로 적용되고 있는 반면 대도시에는 없다. 이 때문에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지 방문객들이 택시기사와 현장에서 실랑이를 벌이거나 경주시로 민원을 제기하는 등 비싼 택시요금에 대해 다양한 형태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시민 최모(여·54, 현곡면) 씨는 “근래 들어 현곡면, 용황동, 동방동 등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돼 정주인구가 증가했는데도 과거 지정해놓은 기준으로 복합할증을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현실을 반영해 일부 구간에는 복합할증제를 폐지하거나 재조정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김모(59, 성건동) 씨는 “보문단지를 찾는 관광객들의 단골 불만사항 중 하나가 복합할증에 따른 비싼 택시요금”이라며 “관광도시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경주시가 나서 택시업계와 복합할증 폐지 또는 완화 등의 협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택시요금 복합할증 조정 두고 진통 최근 서울시 택시요금 인상에 이어 경북도도 택시 기본요금을 2800원에서 3300원으로 인상한다. 이에 따라 경주시도 택시요금 인상을 앞두고 택시업계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택시요금 인상은 지난 2013년 3월 15일 이후 6년만이다. 세부적인 택시 인상요금(안)을 보면 2km까지 기본요금은 현행 2800원에서 3300원으로 500원이 오르고, 거리요금은 139m당 100원에서 134m당 100원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시간요금은 33초당 100원, 심야(0시~4시) 및 시 경계외 20% 할증요금과 호출요금(1회당 1000원)은 지금과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복합할증요금 조정. 이를 두고 경주시와 택시업계 간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불황에 따른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입장과 현실에 맞는 복합할증제 개선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용황택지개발지구는 복합할증 해당지역이라도 빈차로 돌아올 확률이 낮아 자율적으로 할증요금을 받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업계 종사자들이 불경기로 인한 생계가 걸린 문제로 복합할증제 개선은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경주의 시민단체 관계자는 “택시요금 복합할증이 완화되면 그동안 택시를 이용하지 않던 시민들의 부담이 줄어들게 돼 오히려 손님이 증가할 것”이라며 “당장 눈앞에 보이는 손실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향후를 바라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복합할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복합할증 개선과 관련해 지역별, 거리별로 풀기 어려운 점이 없지 않다”면서 “다양한 개선방안을 수립하고,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해결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