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목백일홍) 배롱나무는 꽃이 없는 여름철에 몇 달씩 더위와 장마를 이기며 오랫동안 꽃을 피우는 나무로 흔히 나무백일홍으로 부르고 있다. 백일홍(百日紅)에는 화단에 일년초 꽃들과 함께 심는 초본성(草本性)백일홍이 있고, 또 다른 하나는 목본성(木本性)으로 나무에 꽃이 피는 목백일홍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초본과 구분하지 않고 그냥 백일홍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목백일홍 또는 배롱나무라고 한다. 꽃이 피면 100일을 간다는 연유로 이름 지어진 꽃나무이다. 사람들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여 열흘 이상 피는 붉은 꽃은 없다고 하지만 배롱나무의 꽃은 100일 이상을 가니 이 말도 무색하다. 배롱나무의 줄기는 갈색에서 담홍색을 띠며 간혹 흰색의 둥근 얼룩이 있을 수 있으며, 껍질이 얇아 반질반질하고 매끄럽게 보인다. 깨끗한 줄기에는 많은 가지가 옆으로 퍼져서 편편한 나무 모양을 이루어 부채꼴이 된다. 배롱나무는 양지를 좋아하며 그늘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는 생육상의 특성 때문에 다른 나무처럼 무리지어 자라지 않고 한 그루씩 외로이 서서 아름다운 모양을 뽐내고 있다. 배롱나무의 꽃색은 대개 붉거나 분홍색이지만 흰 꽃도 있다. 배롱나무는 목백일홍이라는 이름 외에도 자미화(紫薇花), 백양수(伯痒樹), 만당홍(滿堂紅) 등의 한자 이름이 있다. 나무의 두꺼운 껍질이 없고 속살처럼 보여서 만지면 간지럼을 탈 것 같아서 간지럼나무라고도 불렀다. 줄기가 매끄럽다고 하여 일본 사람들은 이 나무를?사루스베리?즉 원숭이가 미끄러지는 나무라고 이름을 붙였다. 배롱나무는 본래 중국이 원산지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배롱나무를 모든 관아(官衙)의 뜰에 심었다. 그 사람들은 초화 한 그루를 심는 데도 의미부여를 했는데, 배롱나무가 석달 이상 오래 꽃이 피지만 언젠가는 꽃이 질 때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관아에 집산되게 마련인 권력이나 세력은 길어도 오래 못간다는 가르침으로 그에 연연하여 인생을 그르치지 말라는 교훈을 주기 위한 뜻으로 심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사찰이나 향교에 많이 심었고 사대부 집안의 글공부방이나 사랑채 앞뜰에도 심었으며 오래된 정자 옆이나 묘지 부근에도 많이 심었다. 경주지역에도 오래된 배롱나무가 있다. 동남산 기슭 서출지 연못가에 있는 이 나무는 수령이 약 300년 정도로 추정하며 꽃이 피면 장관이었으나 근래에 와서 생육이 많이 나빠졌다. 또 연못가에는 이요당(二樂堂)이란 아름다운 정자가 있는데, 산도 즐기고 물도 즐긴다는 뜻의 요산요수(樂山樂水)에서 정자 이름을 얻은 것이 아닐까? 자연을 즐긴다는 격조 높은 자연관(自然觀)의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우리 선조들은 평소 가까이 하던 나무들을 약으로 많이 쓰는데 배롱나무도 백일해와 기침에 약효가 있다고 한다. 목재도 아름답고 견고하여 세공하여 장식기구를 만드는데 이용하였다. 배롱나무의 꽃말은?떠나간 님을 그리워 함?이다. 이 꽃이 지면 벌써 가을이 와 있으므로 지난 여름날의 추억을 그리워 하는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경주시에서는 관광지 도로 주변에 배롱나무를 많이 심었다. 앞으로 잘 자라서 꽃이 오랫동안 만발하여 가로수가 또 하나의 관광자원이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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