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운 완연한 요즈음, 봄 기운과 함께 우리네 정서와 삶을 품은 특별한 전시가 마련된다. 한복과 도자기의 이색 콜라보레이션 전시 ‘한복입은 달항아리’전이 바로 그것. 경주예술의전당 갤러리해에서는 오는 13일부터 23일까지 한복디자이너 주명 이영순 선생과 왕실도자기 명장 연파 신현철 도예가의 합심전시가 펼쳐진다. 우리 전통의 절묘한 조화로 한국 고유의 정신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 벌써부터 관람객들의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자기를 좋아하는 침선장과 우리 전통 옷을 좋아하는 도자기 명장. 이번 전시는 서로의 작품에 매료돼 20여년의 인연을 맺어온 두 거장의 조우전이자 주명 이영순 선생이 고향 경주에서 가지는 바느질 인생 회향전으로 의미하는 바가 남다르다. 1943년 경주 외동읍에서 태어난 이영순(77) 선생은 어린 시절부터 자수와 바느질 솜씨가 타고났다. 스무 살이 갓 넘어 본격적으로 옷을 짓기 시작했으며, 끊임없이 쏟아지는 디자인 아이디어로 바느질을 하며 밤을 지새우기가 일수였다고. 한복 디자이너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그간 12번의 패션쇼와 2번의 개인전에서 특별하고 신선한 기획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뛰어난 예술성을 인정 받아왔다. 이 선생은 이번 전시에서 배넷 저고리부터 수의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을 다양하게 엿볼 수 있는 작품 100여점을 전시한다. 또 평생을 애지중지해 온 고가구와 놋그릇 등도 함께 선보이며 전통의 멋과 미를 한층 더 부각시킬 예정이다.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늘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이영순 선생. 수술로 인한 잦은 다리 통증에도 옷을 깁을 때 만큼은 통증이 사라진다며, 오늘도 한 땀 한 땀 전통의 멋을 기워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 함께 참여하는 왕실도자기 명장 신현철(64) 도예가는 중국과 일본은 물론 전 세계각지에서 한국 도자기의 아름다움과 다도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다구와 달항아리 작품을 통해 늘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도예 작품을 선보여왔던 신현철 도예가. 그는 연구의 연구를 거듭하며 1987년 ‘연잎다기’를 시작으로 ‘참새다기’ ‘무궁화다기’ ‘연지’ 등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나갔고, 디자인 특허와 의장등록 등 보유하고 있는 지적재산권만 20건이 넘는다. 때문에 그의 작품만을 고집하는 매니아 계층도 크게 늘고 있다고. 이번 전시에서도 전통 찻사발과 항아리 등 독창적인 도예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현철 도예가는 전시를 앞두고 “시린 겨울이 가고 포근한 봄이 오는 3월 복 입은 달을 맞이해 주명 이영순 선생님의 60년 우리 옷 인생을 되돌아보는 뜻깊은 전시에 함께하게 됐다”면서 “바늘과 흙을 일생으로 매만져 온 두 사람의 인연이 오늘에 이르러 합심해 뜻깊은 자리 마련했으니 많은분들의 관심과 관람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오감을 자극하는 전통의 재발견, 시·공간의 경계를 허문 ‘한복입은 달항아리’전을 통해 작품에 표현된 작가의 내면을 이해해보는 계기는 물론 우리 전통의 멋과 미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오프닝은 13일 오후 5시, 매주 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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