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산책(36) 참죽나무, 가죽나무 우리 주변에 참죽나무와 가죽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그러나 언뜻 보기에는 나무의 생김새와 잎이 비슷하여 모두 다 가죽나무로 알고 있는데 식물학적으로 전혀 다른 나무이다. 참죽나무는 멀구슬나무과에 속하고, 가죽나무는 소태나무과에 속한다. 흔히 참죽나무를 참중나무로, 가죽나무를 가중나무로 부르고 있으며, 참죽나무를 향춘(香椿)·춘아수(椿芽樹)·춘수(椿樹)·홍춘(紅椿)·향저목(香樗木)·진승목(眞僧木)·쭉나무·참가중나무라고도 하며, 가죽나무를 가승목(假僧木)·취춘수(臭椿樹)·산춘수(山椿樹)·마춘(馬椿)·악목(惡木)·백춘(白椿)·가둑나무라고도 한다. 참죽나무나 가죽나무 모두 중국 원산으로 키가 20m 이상 자라는 낙엽교목이며, 전국 각지의 촌락 부근에서 많이 자라고 있다. 참죽나무는 줄기의 외피가 얕게 갈라져서 붉은 색의 껍질이 나타나며 가지는 굵고 암갈색이며 어린 가지에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진다. 가죽나무의 줄기는 회갈색이며 오랫동안 갈라지지 않고 소지는 황갈색 또는 적갈색이며 털이 있으나 없어지는 것도 있다. 참죽나무 열매는 하나씩 떨어져 있고 양끝이 뾰족하고 가운데가 볼록한 대추씨 모양인데 비해서, 가죽나무 열매는 한데 붙어 있고 납작하다. 잎이 붙어 있는 모양은 비슷하지만 전연 다르다. 참죽나무는 잎의 수가 10∼20장으로 짝수이지만 가죽나무는 잎의 수가 13∼25장으로 홀수이다.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터전을 닦아온 우리 민족은 식물을 다양하게 먹거리로 이용하는 지혜가 어느 민족보다 뛰어나고 독특하다. 그 중에서 참죽나무 잎을 고추장에 장아찌로 담가서 밥 반찬으로 먹거나 막걸리 안주로 삼았다. 또한 봄에 특유의 양파향을 가지고 있는 참죽나무의 어린 잎을 쌈으로 하여 미각을 돋우기도 하고 끓는 물에 데쳐 나물로 먹기도 한다. 찹쌀과 함께 튀겨 먹는 부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되어 식용하는 대표적인 봄철의 먹거리로 β-Carotene과 비타민 B, C가 다량 함유되어 생리활성과 노화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참죽나무 잎은 다양한 먹거리로 즐겨 먹고 있지만, 가죽나무 잎은 먹지 못한다. 가죽나무 잎에서는 지독한 냄새가 난다. 참죽나무의 재질은 광택과 향이 있고 황갈색에 붉은 줄무늬가 있어 가구, 함, 찻상 등의 제작에 쓰이는 무늬재로 최고급에 속한다. 관상적인 면으로는 나무의 자람이 곧고 큰 키로 자라기 때문에 가로수나 공원수로 많이 심고 새순의 색상변화가 적홍색에서 백홍색으로 다시 녹색으로 변하며 가을의 붉은 단풍이 매우 아름다운 특징이 있다. 참죽나무와 가죽나무는 다같이 속질이 단단하여 공업용이나 농기구재로 쓰이며, 한방과 민간에서는 수피와 근피를 이질, 위궤양, 구충, 지사제로 이용한다. 이제부터 참죽나무와 가죽나무의 혼돈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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