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익 동리목월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이 제27대 (사)한국문인협회(이사장 이광복) 평론분과 회장으로 선임됐다. 장 회장은 오는 13일 이·취임식을 갖고 4년간 본격적인 임기에 들어간다.
그동안 북한 문학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장 회장은 평론분과 회원들과 북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북한문학연구위원회’를 개설할 것이라는 공약을 제일 선두에 내걸었다. 이에 따라 통일문학과 남북작가들의 교류 문제를 연구, 검토하는 등 통일 문학의 이론적 근거를 세우기 위해 통일부를 비롯한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심포지엄, 간담회 등의 자리를 마련할 것을 다짐했다.
또 △중앙과 지방 평론가들의 만남의 자리 주선 △세계문학의 동향과 전망을 파악하는 협의체를 구성 △협의체에서 연구 검토한 사항을 ‘월간문학’과 ‘한국문학인’ 등에 게재, 문인협회 회원들과 독자들에게 신속히 전달 △문학 이론의 무크지 발간 검토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밤낮으로 시를 쓰는 친구 옆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를 좋아하게 됐다는 장 회장은 중학교 시절 가장 가까운 벗이었던 서영수 시인(제22대 경주예총회장 역임)의 영향으로 문학의 세계에 입문하게 됐다.
“석사 논문 지도교수가 바로 시인 김춘수 교수였어요. 제가 시를 쓴다는 것을 아셨던 교수님이 그동안 썼던 시를 한 번 보자고 하시더군요. 다섯 편 정도 시를 추려 교수님 연구실에 갔었죠. 교수님은 잠시 자리를 비우셨고, 테이블에는 교수님께서 연필로 습작해 놓으신 미발표 시 2편이 있었어요. 그 시를 보니 제 시가 한없이 부끄러워졌어요. ‘평생 써도 이분을 따라 갈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에 연구실을 나오면서 길을 달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결국 교수님께는 제 시를 보여 드리지 못한 채 말이죠”라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후 끊임없는 시도와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며 늘 배우고 연구한 결과 장 회장은 이상이라는 작가의 생애와 예술을 정신분석학과 정신병리학적으로 고찰한 작품 ‘자의식 문학과 난해의 한계성’이라는 문학평론 글로 197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등단의 영예를 안았다.
김동리 선생의 탐구 자세를 늘 존경해왔다는 장 회장은 현상 넘어 있는 것을 바라볼 줄 알아야 새로운 것이 나오며, 남이 못 보는 것을 보고 시대를 앞서가야 독자들이 새로움을 느끼고 감동을 받는다고 제자들에게 늘 강조한다.
장 회장은 경주문인들에게 “경주는 향가의 발생지이자 김시습의 금오신화를 통해 한국 소설이 처음 창작된 곳입니다. 다시 말해 한국문학의 본향이 바로 경주인 거죠. 경주에는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실력 있는 문학인들이 많습니다.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경주를 세계 예술의 도시로 만드는데 경주 문인들의 많은 기여 바랍니다”라고 격려했다.
장윤익 회장은 1939년 경주 황남에서 태어나 영남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 대학원 문학석사, 명지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2년 ‘자의식 문학과 난해의 한계성’으로 중앙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에 등단했으며, 문학평론가로서 한국문학과 문단에 중추적인 역할로 한국문예 진흥에 크게 기여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문학이론의 현장’ ‘북방문학과 한국문학’ ‘열린문학과 닫힌문학’ ‘지방화시대의 문학’ ‘경주의 소설문학’ 등이 있으며, 수상경력으로는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경상북도문화상’ ‘조연현문학상’ ‘한국예술발전상’ ‘한국문학인상’ 등이 있다. 인천대 총장, 경주대 총장, 동리목월문학관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 PEN한국본부 이사, 통일문학포럼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터 문학교류협회 회장, 동리목월기념사업회 명예회장, 국제PEN한국본부 경주지역위원장, (재)경주문화재단 이사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