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전국미술관 운영현황 및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경북도내에는 11개의 미술관이 있고 경주는 우양미술관(사립1종, 1991.05),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건립 2010, 공립등록 2015.5), 경주솔거미술관(건립 2015, 공립등록 2018.8) 등 세 개의 미술관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공립미술관은 경북도내에 5개 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 중 2개의 공립미술관이 경주에 존재한다는 것은 논의를 떠나 고무적인 일이다. 경주의 공립미술관이 2015년 기점으로 두 개나 생겨나면서 외형적으로는 신라천년의 고도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타이틀에 걸 맞는 모양새를 갖춘 듯 보인다. 그러나 경주미술에 조금이나마 관심과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근시안적 정책에 따른 지역미술관의 정체성 확립의 부재와 안일한 운영체계 등에 대한 우려의 시각과 함께 공립미술관의 공공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공감할 것이다. 경주의 공립미술관의 출범이 만 3년이 지난 지금, 알천미술관이나 솔거미술관은 소장품 구입예산편성이 전혀 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며 미술관의 고유한 기능과 역할을 위한 전문 인력의 확충도 미비한 상태이다. 알천미술관은 올해를 지나면서 2명의 학예사를 보유하게 되었지만, 독립적인 학예연구팀이 없으며, 오히려 출범 초기 전시기획팀이 작년에 예술지원팀으로 흡수되면서 학예업무의 고유한 기능이 축소됐고 미술관 운영 예산도 공연예술분야에 비해 턱없이 낮게 편성돼 있다. 경주솔거미술관도 미술관 내에 독립적인 학예업무를 담당할 전문 인력이 사실상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기증 작품에 대한 관리나 보존, 연구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또한 현재 기증자의 상설 전시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더욱이 솔거미술관은 개관 당시 전시실을 구획해, 지역미술인들의 창작전시활동을 위한 전시는 당초 전시실이 아닌 공간을 리모델링해 사용하게 함으로서 결과적으로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한 공간이 축소됐다. 이는 최근 새롭게 요구되는 박물관/미술관의 역할 가운데 하나인 보다 편안한 휴식의 장소로서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교육이나 공연, 다양한 영상물 방영 등의 미술관의 역할이 확대됨에 있어 관람객이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적당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식 공간에 대한 배려나 공중위생의 문제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할 때 인 것이다. 최근 솔거미술관의 관람객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에 있어 당면한 시급한 문제이다. 지역의 공립미술관의 제반 문제는 태생부터 본질적 문제에 관한 성찰의 부재에 있다. 미술관은 무엇보다도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미술관 고유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현재 지역의 공립미술관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건립부터 왜 우리에게 미술관이 필요한지,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미술관인지 명확하고 뚜렷한 정체성을 세우지 못했다는 데 있다. 경주미술은 1930년대를 시작으로 9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신라 천년의 찬란한 문화가 융성했던 고대문화의 유적지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근·현대미술에서도 뚜렷한 활기를 보여 왔다.  최근 일제강점기로 얼룩진 근대기에 대한 다방면의 연구가 활발해 지고 있고 특히 대구는 대구근대미술관 건립에 대한 지역여론이 형성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근대미술 도입 이래 유수한 미술인을 배출한 경주는 그 저력을 바탕으로 해방직후 ‘경주예술학교’가 설립돼 전국의 유명화가들이 모여들었으며 이곳에서 활약한 상당수의 작가는 한국미술사에 기록돼 있다. 특히 경북 내에서 가장 일찍 서양미술을 정착시키면서 지역미술의 자생과 토착의 과정이 선행됐던 경주미술을 경북미술의 진원지로서의 보는 데는 이견이 없다. 90여 년의 경주미술문화의 전통성과 역사성은 문화예술분야에 있어 지속가능한 경주의 미래를 담보하는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호 계속 (사)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지부장 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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