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읍성 주변경관 개선은 ‘해결과제’
전선지중화 사업은 착공 예정
국제적인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경주시가 새롭게 부상한 관광명소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아예 없거나 적재적소에 설치돼있지 않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주에서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월정교, 황리단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도심 일원에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또 지난 8일 준공한 경주읍성 이정표는 시내 일부 사거리에 설치돼있지만 관광객들이 이를 보고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경주읍성과 도심, 황리단길, 동부사적지, 월정교, 경주 남산을 잇는 핵심 관광 축을 구상하는 경주시가 관광정책의 기본조차 수행하지 않은 셈이어서 관광도시라는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 관광명소 이정표가 부실한 반면, 전임 시장의 치적사업 중 하나인 신라대종 이정표는 이미 첨성대 입구와 팔우정 삼거리 등에 설치돼 있어 공무원들의 전형적인 ‘눈치 보기’라는 의구심도 자아내고 있다.
이는 2016년 11월 준공한 신라대종보다 앞서 월정교는 지난 2013년 말경 누교 완공과 함께 야간조명이 완성됐고, 황리단길도 2016년 말부터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는 시기여서 이정표 설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본지는 지난 13일 경주버스터미널을 출발해 황리단길, 월정교, 도심, 경주읍성 등 새로운 관광코스로 기대되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경주읍성 부실한 이정표, 관광객 ‘우왕좌왕’ 지난 8일 준공식을 가진 경주읍성 동성벽 일부와 동문인 향일문.
2014년 착공한 경주읍성의 일부가 준공되면서 향후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길을 모르는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 경주읍성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중앙시장 사거리와 농협 사거리 등 두 곳에 있지만, 막상 좌회전을 해야 할 KT 삼거리에는 이정표가 없어서다.
이정표대로 간다면 초행길인 관광객들은 KT 삼거리를 지나쳐 경주역까지 가서는 우왕좌왕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또 경주역과 경주세무서까지 양측 도로변에도 경주읍성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전혀 없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주읍성 주변 경관문제 등에 대한 대책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이는 본지가 지난해 2월(제1281호) 지적한 바와 같이 높이 4m인 성벽 위에서 바라본 읍성 주변 180여 주택과 건물들이 전통기와와 칼라강판 기와, 조립식 주택, 슬라브 지붕 등이 혼재돼 미관상 좋지 않아서다. 또 읍성과 인접한 주택 담장 등도 훼손 또는 노후화로 검게 변색돼 있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이들 주택 등은 사유재산으로 종합정비지구 계획 등 큰 틀에서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많은 예산이 드는 만큼 장기적으로 해결할 방침이라는 것이 경주시의 설명이다.
현재 읍성 앞은 전신주와 전선, 통신선 등으로 경관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주시가 전선지중화 사업을 늦어도 내년 초까지 완료할 예정이어서, 이로 인한 경관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시는 경주읍성 아름다운 간판개선 사업도 내년 2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는 행정안전부 간판개선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를 지원받아 KT 삼거리~조은상가맨션 550m, 동문~평생학습가족관~세븐일레븐 편의점까지 350m 구간의 노후·미관저해 간판을 철거하고 LED 간판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정표 등 안내시설을 추가로 설치하고, 장·단기적인 경관 개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선지중화 사업은 경주읍성 공사가 지연되면서 함께 늦어진 것으로 곧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광명소 부상한 월정교, 황리단길은 이정표도 없어 월정교를 가리키는 이정표는 실태가 더욱 심각했다.
시가지 일원에서 이정표는 전혀 찾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동부사적지 내 첨성대와 계림 숲까지 들어서도 월정교라는 표식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내남사거리와 오릉사거리 등 일부 이정표 기둥에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작은 표지판에서 ‘월정교지’라는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월정교지는 과거 월정교가 있었던 터를 말하는 것으로, 복원된 지금의 월정교와는 차이가 있어 관광객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게다가 모두 작은 표지판으로 설치한 이정표로 운전자나 보행자들의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아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6년 말부터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황리단길도 버스터미널에서부터 현장까지 가는 길을 비롯해 그 어느 곳에도 이정표가 없어 경주시가 관광객들의 편의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향후 경주읍성~도심~황리단길~월정교를 잇는 새로운 관광벨트에 대한 기대 또한 반감되고 있다. 어느 곳에도 신 관광코스와 연계한 안내판이나 이정표 등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벌써부터 인기 있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월정교나 황리단길을 알리는 안내판 없이 관광객들이 알아서 찾아오라는 식으로는 경주가 관광도시라고 할 수 없다”면서 “향후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들어본 바는 없지만 우선이라도 시가지 곳곳에 이들 명소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판이나 이정표를 설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 시가지 일원 등의 관광 이정표와 안내판 상황을 점검하고, 적재적소에 설치해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