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포지역 태풍피해 인재인가, 재해인가?` 주민들- 학교측의 무분별한 공사로 하천 역류 학교측- 운동장 밑으로 흐르는 하천이 막혔다 감포읍- 피해 조사와 보고서 작성에만 급급 `학교 운동장 밑으로 흐르던 하천이 역류해 주민들이 피해를 보았다면 책임은 누가 져야 할 것인가?` 지난 19일 제6호 태풍 `소델로`로 인해 지역에서는 최소 10여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는 가운데 감포읍 감포리 10여 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모(61)씨 집과 젓갈 저장창고가 침수돼 2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 지역이 태풍이나 장마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 원인을 두고 이씨는 국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피해일지 소델로의 간접 영향을 받은 지난 19일 지역에서는 평균 113.1mm의 집중호우가 내리는 가운데 감포에서는 191.5mm의 비가 내렸다. 오후 3시. 집중호우로 집안에 있던 이곳 10여 가구 주민들은 갑자기 집안으로 물이 차 올라 급히 대피해야만 했다. 그로부터 20여분 뒤, 물은 성인 가슴까지 차 올랐고 이 지역은 온통 물바다를 이루었다. 인근 감포초등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 학교 운동장 밑으로 흐르던 하천이 각종 쓰레기와 오물로 막혀 제구실을 못한 채 물꼬가 막혀 역류, 학교 운동장은 저수지(?)가 되었다. 때문에 학교 인근에 위치해 있던 이씨의 공장을 비롯해 문구사 등 10여 가구도 침수되었다. 오후 5시 50분께.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다급해진 주민들은 감포소방소에 지원을 요청했고 감포소방대 소속 의용 소방대원 20여명은 현장에 급파돼 막힌 하천을 정비하고 물꼬를 틀어 더 이상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물에 침수됐던 이 곳 주택들은 적잖은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 학교 정문 앞에 위치한 문구사는 냉장고를 포함해 가전제품 일부가 물에 침수돼 무용지물이 됐고 가계 안에 있던 학용품과 물건들은 물에 젖어 쓰레기로 변했다. 특히 학교와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던 이씨의 젓갈 공장은 전면 침수돼 공장 안에 있던 젓갈 15만8천100ℓ가 침수, 1억5천8백여만원의 재산피해와 젓갈 저장 창고가 무너져 2천3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더욱이 납품기일을 한 달여 밖에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젓갈이 모두 침수돼 이씨의 공장은 곤란한 상태에 처해 있다. 또 학교도 건물내 복도 일부가 침수되고 마사토가 깔려 있던 운동장은 모두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 원인 피해 복구를 위해 현장에 급파된 감포소방소 윤기수(소방위) 소장에 따르면 "1차적으로 감포초등학교 강당 뒤편 하천이 산에서 내려오던 나뭇가지와 각종 이물질이 썩여 막혔고 이에 물이 내려가지 못해 역류, 학교 운동장으로 많은 양의 물이 흘러 내려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 학교 운동장 배수구는 현재 땅 속으로 10여 개가 묻혀 있지만 모두 막혀 있어 제 구실을 못하고 있고 학교 담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는 배수구 역시 한 개 밖에 없는 상태에서 당시로써는 이 마저 흙으로 막혀있었다"며 "학교측이 무분별한 운동장 복토 공사와 함께 학교 건물에서 나오는 배수구와 상수도 파이프를 하천으로 연결한 결과 하천이 막혀 역류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으로 학교측이 인재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감포읍사무소에서 학교 뒤편 절개지 공사를 하고 있던 상태에서 큰비가 내려 하천이 막혀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교내 강당 뒤편의 배수로 구멍이 막히면서 물이 범람했다”고 일축했다. 한편 읍사무소 관계자는 "읍사무소에서 학교 뒤편 절개지 공사를 한 적이 없다"며 "학교측이 운동장 복토 공사를 하면서 운동장 밑으로 흐르는 하천 중간에 배수관과 상수도관 파이프를 연결한 결과 이번 비에 하천이 막혀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25일 현재 현장에는 지난 25일 오전 11시경 현장을 찾았을 때 이씨의 젓갈 공장은 폐허로 변해 있었고 발효시키고 있던 젓갈 독에는 민물이 들어가 구더기가 일고 있었다. 또 이씨의 주택 안에도 방바닥까지 물이 차 올랐던 흔적과 함께 공장 담벼락이 무너진 상태에서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었다. 학생들이 매일 같이 등·하교 하는 학교 정문에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내놓은 각종 쓰레기들이 가득 쌓인 채 방치되어 있어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되었다. 또 마사토가 깔려 있던 학교 운동장은 모두 유실돼 자갈밭으로 변해있었고 학생들이 뛰어다녀야 할 운동장 한 가운데에는 물꼬를 잡기 위해 설치한 모래주머니와 방지턱이 설치돼 있었다. 주민들은 "빠른 피해복구와 장마에 대비한 재발 방지대책을 세워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감포읍은 지난 19일과 20일 피해조사를 위해 다녀갔을 뿐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며 행정당국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읍사무소 관계자는 "지금도 피해 조사와 보고서 작성 때문에 적은 인력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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