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산책(34) 담쟁이덩굴 여름철에 오래된 건물이나 특히 붉은 벽돌 집에 담쟁이가 타고 올라가 녹색으로 뒤덮여 있으면 정말 보기에 좋다. 이렇게 담쟁이덩굴이 검푸르게 올라간 건물 안은 한여름에도 덥지 않고 시원할 것 같다. 보기에도 시원하게 보이지만 층층이 붙어있는 잎들이 직사광선을 차단시켜 건물 벽체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다. 여름철에 담쟁이로 덮힌 건물의 실내온도가 보통 건물의 실내온도보다 약4∼5℃정도 낮다는 몇 건의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그래서 오늘날 환경녹화식물로서 이용하고 있으며, 대구시에서는 담쟁이덩굴 심기를 권장하고 묘목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담쟁이덩굴은 포도과에 속하는 낙엽성 덩굴식물이다. 줄기마다 다른 물체에 달라붙는 어린이 손가락같이 생긴 흡착근(吸着根)이 있다. 그래서 나무나 바위, 도심의 담벼락이건 아무런 물체를 잘 타고 올라간다. 이 흡착근을 흡반(吸盤)이라고 부르는데 덩굴손이 변한 것이며 잎과 하나씩 마주 보고 생긴다. 흡반은 물체에 강하게 달라 붙어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 담쟁이덩굴인 것도 바로 이 흡반을 이용하여 담을 타고 올라가며 자라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또 담쟁이덩굴을 석벽려(石壁麗) 또는 지금(地錦)이라고도 하는데 지금이란‘땅을 덮는 비단’이라는 뜻이다. 옛날 시골의 토담에 담쟁이덩굴을 올리면 비가 내려도 물기가 흙담에 젖지 않기 때문에 오래도록 유지되었다고 한다. 담쟁이덩굴은 포도과에 속하기 때문에 가을에 열매가 머루송이같이 백분이 덮힌 검은 색 열매가 달린다. 담쟁이덩굴은 인위적으로 담에 심는 경우도 있지만 산이나 들에서도 야생으로 자란다. 산에 높은 나무를 타고 올라 가는 경우도 있지만 바위나 땅으로 기면서 줄기를 뻗어 간다. 담쟁이덩굴의 원산지는 우리 나라이며, 이 땅의 나무이다. 현재 우리 나라에는 담쟁이덩굴 외에도 서양담쟁이덩굴이 있는데 조경의 지피식물로 많이 심어지고 있다. 우리 담쟁이덩굴은 가을철에 단풍이 아름답고 낙엽이 지지만 이 서양담쟁이덩굴은 사철 푸른 잎으로 지낸다. 또한 서양담쟁이덩굴은 흡반이 없는 대신에 줄기에 기근이 있다. 우리는 흔히 서양담쟁이를 아이비(Ivy)라고 부르며 실내식물로 즐겨 가꾸고 있다. 우리 담쟁이덩굴은 시멘트콘크리트 담장을 가리는 용도로 많이 심었지만 푸른 잎의 싱그러움과 가을의 고운 단풍을 감상하기 위하여 심기도 한다. 도로가 나고 생긴 비탈면에 심어 흙이 흘러 내리는 것을 방지하고 푸르게 녹화하기도 한다. 더운 여름철을 생각한다면 가축을 기르는 농가의 축사 지붕 위에 올리는 것도 권장해 볼만 하다. 담쟁이덩굴은 관상은 물론 뿌리가 다양하게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관리가 소홀하면 해충의 피해를 입기 쉬운 단점은 있으나 어떠한 환경이든 잘 적응하며 공해에 강하고 관상가치가 있는 조경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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