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생활로 현대인들이 소홀하기 쉬운 것이 건강. 따라서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밭에서 나는 고기’로 불리는 두부는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높아 건강식품으로 널리 애용되어왔다. 대두보다 비타민 B군의 함량이 많은 검은콩으로 빚은 ‘흑두부’는 특히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검은콩 중에서도 속청(속살까지 푸른색의 검은콩)으로 만드는 흑두부는 재료가 워낙 귀하고 비싸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흑두부요리를 개발해 새로운 맛을 선보인 곳이 있어 화제다.
보문에서 불국사방향으로 보불로를 따라 민속공예촌 가기 전 우측에 위치한 다래순두부(대표 한상학. 43)가 그곳이다. 다래순두부는 두부전문음식점으로 순수 우리콩과 바닷물을 이용해 두부를 직접 만든다. 산지에서 구한 우리콩을 직접 갈아서 간수대신 바닷물로 응고시켜 만든 두부는 그 맛이 한결 부드럽고 구수하다.
다래순두부는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정취와 분위기가 있다. 전통의 맛을 한껏 느끼게 하는 건물, 잘 가꾸어진 소담스런 정원, 따뜻하게 맞이하는 안주인(신보경. 40)의 환한 미소 등이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식당 안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듯 갖가지 옛 소품들로 꾸며져 어느 시골집 안방에 온 것 같다.
이곳의 주메뉴는 순두부찌개, 두부낙지전골, 흑두부보쌈 등 모두 두부관련 요리들이다. 순두부찌개는 일반의 그것과 달리 매운맛보다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그리고 순두부요리에 쌈야채와 비빔밥 재료가 같이 나온다. 두부낙지전골은 낙지, 새우, 모시조개 등 싱싱한 해산물과 텃밭에서 직접 기른 신선한 채소가 잘 어우러져 국물 맛이 개운하고 얼큰하다. 특히 이곳에서 자랑하는 최고의 맛은 검은콩으로 만든 흑두부보쌈이다. 검은콩은 대두의 3배의 가격이며 암과 성인병예방에도 좋아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라고 한다.
흑두부는 회색에 가까운 색을 띠고 있었으며 그 맛은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달큰한 뒷맛을 느끼게 했다. 속청과 바닷물만으로 빗어냈지만 좋은 재료와 정성, 그리고 불의 강도와 조리시간의 조화로 이 집만의 구수하고 달콤한 흑두부를 만든다. 흑두부보쌈은 여기에다 비법의 특별한 소스와 한약재를 넣고 달여 감칠맛 나는 편육의 절묘한 어우러짐이다.
특히 보쌈에 같이 나온 돼지수육은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와 느끼한 맛이 전혀 없고 달콤하고 쫄깃쫄깃했다.
“아이들이 참 좋아해요. 그래서 추가주문이 많아요.”
“늘 우리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만들어요.”
항상 좋은 재료와 정성어린 마음으로 다양한 메뉴와 반찬을 준비하고 청결과 친절, 봉사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다래순두부를 가면 화장실을 꼭 한번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난해에 깨끗한 화장실로 선정되어 ‘우수상’을 받기도 했지만 화장실에서 향기가 난다. 한 번 왔던 손님은 꼭 다시 찾아 단골손님이 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듯 싶다. 어려운 경제 탓만 하지 않고 늘 준비하고 새로운 메뉴개발과 친절 봉사로 가족처럼 손님을 대하는 이곳 사람들의 모습에서 흑두부요리 개발과 맛깔스런 음식 맛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게 했다.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해도 좋고 귀한 손님을 모시게 될 때 이 곳 다래순두부에서 고향의 푸근함과 천년 고도의 그윽한 맛과 멋을 같이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다래순두부 주소: 경주시 하동
찾아가는길: 약도, 사진-음식사진 크게 전경, 내부전경은 작게
-이종협-
이종협기자 gh2628478@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