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나무
많고 많은 나무 중에 왜 하필이면 쥐똥나무라는 이름을 지었을까? 아무래도 유쾌한 이름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유는 가을에 줄기에 달리는 둥근 열매의 색깔이나 모양이 꼭 쥐똥처럼 생겼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쥐똥나무는 우리 나라 산야에 많이 자라는 낙엽성 관목이다.
늦봄과 초여름에 걸쳐 피는 쥐똥나무의 꽃은 유백색이며 조그마한 꽃이지만 그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정말 아름답고 향기롭다. 도시의 도로변에 많이 심겨져 있는 이 나무가 좋은 꽃과 향기를 가졌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더물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생활공간의 주변에 자라는 식물들에 대해서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꽃은 아주 작은데도 향기와 꿀이 있어서 벌이 많이 찾아 든다. 꽃이 떨어진 자리에 동그란 열매가 달리는데 가을이 되면서 검게 익기 시작하며, 까만 열매는 잎이 떨어진 앙상한 가지에 달린 채 겨울을 난다.
우리 나라에는 여러 종류의 쥐똥나무가 자란다. 잎이 큰 쥐똥나무는 반상록성으로 겨울에도 잎이 얼마 정도는 떨어지지 않으며 열매도 훨씬 더 굵어서 왕쥐똥나무라고 부른다. 쥐똥나무의 주된 용도는 산(생)울타리용이다. 도시의 도로변이나 공원의 울타리는 대부분 쥐똥나무를 심어 만든 산울타리이다.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고 전정이 쉽고 잔가지가 빽빽하게 잘 나오므로 일정한 높이와 모양대로 반듯하게 다듬어 놓으면 깨끗한 녹색의 벽이 만들어진다. 또한 분재의 소재로 이용하고, 정원에 심어서 어떤 형상을 만드는 정형수로 쓰이기도 한다.
쥐똥나무는 가지가 이루는 모양이 V자형이므로 예전에 아이들이 고무줄 새총을 만들 때 많이 이용한 나무이다. 그래서‘새총가지나무’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이 곳 사투리로‘깨똥나무’라고도 부른다.
이 나무는 추위에도 강하고 대기공해에도 잘 견뎌서 서울뿐만 아니라 각 도시에서는 도로조경용으로 많이 쓰이는 관목 중의 하나다. 그래서 종자 혹은 삽목으로 번식이 잘 되어 묘목업자들이 조경수용으로 많이 재배를 하고 있다. 또한 관상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잎에 흰색이나 황금색이 들어가도록 품종 개량을 하여 키우기도 한다.
쥐똥나무 열매는 생약명으로 수랍과라고 부르며, 채취하여 햇볕에 말렸다가 물과 함께 달려서 복용하는데 강장, 지혈, 지한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민간에서는 꽃과 설탕을 함께 넣어 술에 담갔다가 반년 정도 묵혀서 마시면 강장, 강정 효과가 있고 피로회복에도 좋다고 한다. 쥐똥나무의 이름에 비해서 제법 쓸모가 많은 나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