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수면 의견제시의 건 본 회의장에서 번복
시의회-공무원노조 경주시지부 예산문제로 신경전
경주시의회는 20일 제79회 임시회 제2차 본 의회를 열어 집행부가 제출한 조례안을 원안대로 가결하고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고 7일간의 회기를 마쳤다.
이날 시의회는 16일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상정해 의견을 모아 처리하기로 했던 `신월성 1,2호기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에 따른 공유수면 매립에 관한 의견제시의 건`에 대해 김상왕 의원(양북면)의 반대로 결국 번복해 다음 임시회에 다시 의견을 제시하기로 했다.
또 집행부가 제출한 제1회 추경에 대해서는 일반회계 세출예산 16억5천50만3천원과 특별회계 세출예산 13억4천952만원 등 모두 30억2만3천원을 삭감하고 예비비로 편성했다.
그러나 이번 임시회에서는 시의회와 전국공무원노조 경주시지부의가 어버이날 행사 경비 3천700만원에 대한 삭감을 두고 팽팽히 맞섰을 뿐만 아니라 `공유수면........` 건을 둘러싸고 의원들간에 갈등으로 원만하게 회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제1차 추경예산 두고 신경전=이번 제79회 임시회에 상정된 제1회 추경예산을 둘러싸고 시의회와 공무원노조 경주시지부간의 공방이 거셌다.
갈등의 발단은 15일 기획행정위원회 소관 예산 심사에서 집행부가 지난 5월7일 어버이날 행사에 대한 지출경비 3천700백만원을 사전에 집행하고 이번에 편성한 것을 두고 의원들이 무리한 행사로 인한 주민들의 원성을 지적하고 자신들을 배제한 듯한 행사를 치른 것에 불만을 표출했으며 이에 노조에서는 공무원들이 고생한 보람도 없이 시의원들이 대접받기만을 원하고 있으며 예산을 삭감으로 맞서고 있다며 맞받았다.
이 같은 갈등은 15~16일 각 상임위원회에서 삭감 대상이 아니었던 공무원 휴양시설임차료(1억5천만원)가 1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해 골이 깊어졌다.
또 19일 오후 예결위에서 계수조정을 하면서도 서로 의견이 팽팽했다. 일부 의원들은 상임위원회에서 삭감한 것은 예결위에서 다시 살리지 못하는 관행은 예결위의 역할을 무기력하게 하는 것이므로 예결위 나름대로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예산 심사에서는 상임위에서 삭감 대상에 올렸던 한국 예총 보조금과 지방문화보조금 등 일부는 예결위에서 다시 살렸으며 상임위에서 거론되지 않았던 공무원 휴양시설임차료 1억5천만원 예결위에서 삭감했다.
이 예산 삭감을 두고 L의원은 "노조에서 시의회를 비판한다고 예산 삭감으로 맞서는 것은 모양세가 좋지 않으니 해 줄 것은 해주자"고 말하자 K모 의원은 "본때를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가 가만히 있어서는 되겠는가"라며 예산을 삭감하자고 몰아 세웠다.
이 같은 갈등은 20일 오전 10시께 공무원노조 경주시지부가 의회가 있는 건물 앞에 천막농성을 벌이기 위해 천막을 설치하려고 하자 국장을 비롯해 총무과와 기획공보과, 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나와 천막 설치를 막는 사태가 일어났으며 본 회의가 열린 10시30분에 노조간부들과 노조원 20여명은 방청석에 앉아 시의회의 예산 통과 과정을 지켜보았다.
▲삭감된 예산 어떤 것인가?=이번 추경에서는 총 25건에 30억여원이 삭감됐다. 내용을 보면 일반회계는 △시 캐릭터 상징물 설치=3천만원 △어버이 날 행사=3천700만원 △경주시 문화상=600만원 △공무원 휴양시설 1억5천만원 △종합예술제, 예술인대회 1천500만원 등 전액삭감. 특별회계는 환경감시센터 관련예산 3건에 13억4천952만원이 삭감됐다.
▲공유수면 매립의 건 의견서 상임위 통과하고도 본 회의장에서 번복=지난 15일 산업건설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가 16일로 연기해 열띤 논의 끝에 시의회의 입장을 정리했던 `신월성 1,2호기 건설에 따른 공유수면 매립의 건`에 대한 시의회의 의견 첨부가 20일 본회의장에서 김상왕의원(양북면)의 보류 주장에 마무리되지 못하고 다음 임시회에 다시 논의하게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산업건설위원회 김승환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산업건성위원회에서 충분한 논의 끝에 의견서를 작성해 마무리하기로 했던 것을 한 의원의 반대로 무산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는 등 논란을 거듭했다.
10시30분 본회의장에서 개회 후 곧바로 정회를 한 후 소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의원들끼리 1시간 20분동안 논의를 하면서 설전이 오갔다.
김승환위원장(양남면)은 "지난 16일 충분히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일방적인 보류동의안을 내는 것은 나름대로 미진해 그런 것 같다"며 "그러나 상임위에서는 사전에 민원이 제기됐던 것을 원전에서 수렴했다고 판단했다고 생각하고 했는데 무엇 때문에 보류했는지 궁금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무조건 보류는 상임위원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김상왕의원은 "의견서을 내는 것으로 원전에 대해 시의회가 하는 일은 끝나는 것이며 이렇게 올리는 것이 맞지 않다"며 "봉길1리 어민들은 협의하지 않았으며 문무대왕릉앞 모래사장 유실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약속된바가 없다"고 반대했다.
이에 대해 김승환의원은 "상임위원회 회의 때 기획위원회 소속인 김상왕의원과 조광조의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김 의원의 의견 내용을 그대로 의견서를 만들었다"며 "봉길리에 사람이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김영호씨는 봉길리 사람이다"고 말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조광조의원(감포읍)은 "우리가 원전을 세우지 말자며 끝까지 반대하면 몰라도 이런식으로 반대를 하니까 지역 이기주의라는 말이 나오며 무엇을 챙기려는 것이 감지되고 있다"며 "해줄 것은 해주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자"고 말했다.
양남·양북·감포 3개지역 의원들의 설전이 오가는 것을 지켜보던 이장수의원(천북면)은 "의견서 내용의 100%가까이가 김상왕의원의 의견을 낸 것이 반영된 것"이라며 "전번에 보류한 것을 이번에 이유없이 보류하면 의회의 권위가 문제니 수정동의안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일헌의원은 "이 것은 3개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경주시 전체의 문제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며 김상왕의원의 입장을 거들었다.
의원들간에 설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의원들은 가부결정을 투표로 결정하자는 의견이 제시된 가운데 김상왕의원이 본회의장에서 `공유수면 매립에 관한 의견서 제출 보류 동의안 제안 설명서`를 낭독한 후 거수로 가부결정을 해 다음회기에 다시 논의키로 하고 보류했다.
▲좌충우돌로 끝난 임시회=이번 79회 임시회는 의원들간에 좌충우돌이 계속되면서 갈등만 증폭된 채 끝났다.
15일 공유수면 매립에 대한 제시의 건을 논의하기로 했던 산업건설위원회는 신월성 건설소장을 불러놓고 논의를 다음날(16일)로 미뤄 공신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상임위원회에서 논의 후 결정했던 사항을 원전과 인접한 감포, 양남, 양북 3개 지역 의원들간에도 대립하며 의견이 맞지 않아 일부 의원들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결국 상임위에서 결정한 내용을 두고 좀처럼 번복을 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본 회의장에서 보류시키는 사태로 이어졌다.
또 제1회 추경심사·의결과정에서 공무원노조와 신경전을 벌이며 삭감조서를 두고 흥정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서로의 의견이 달라 협의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을 뿐만아니라 삭감된 내용을 두고 명분을 따지며 의원들끼리 고성이 오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