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주요 사적지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알리며 홍보역할을 하고 있는 명예통역원의 근무환경이 열악해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현재 경주지역에는 대릉원 천마총을 비롯해 안압지, 무열왕릉, 김유신 장군 묘 등 4개 지역에서 영어와 일어 통역원이 각각 1명씩, 총 8명이 명예통역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통역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평균 300여명(대릉원 기준)의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사적지에 대해 통역하고 경주 지역 주요 관광지를 안내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사적지 내에 근무하면서 잠시 쉴 공간도 없이 노천에 대기해야 하고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비 피할 장소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목에 걸 수 있도록 만든 명찰만이 이들을 식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명예통역원이 스스로 관광객들에게 다가가면 호객꾼으로 오인을 받는 등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 명예통역원은 "지난해부터 국내·외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도와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명예통역원 시행으로 그 동안 많은 외지 관광객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통역원들의 근무 조건은 너무나 열악한 실정이다"며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운 날, 무더운 날 등 기후가 좋지 않을 경우 마땅히 머물 수 있는 장소가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 통역원은 "관광객들에 경주에 대한 좋은 정보와 함께 주요 사적지에 대한 홍보를 하고 싶어도 호객꾼으로 오인을 받을 경우가 많이 있다"며 "사적지 내 개인의 영리 목적으로 운영되는 매점은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외지 관광객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안내소조차 없는 것이 관광도시 경주의 현 주소"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현재 이 같은 사실은 알고 있지만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통역원들의 유니폼이나 안내소를 설치 못하고 있다"며 "특히 안내소나 부스 설치는 문화재청에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조금은 어렵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