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의 위상은 의원이 세운다
최근 30만 경주시민의 대의기구인 시의회가 외풍과 내홍으로 위상이 흔들리고 있어 우려된다.
되는 집안은 가지나무에 수박이 열린다고 하는데 지금 경주시의회는 가지나무에 가지도 제대로 열리지 않는 형국이다.
통합 3대 시의회가 출범한지도 벌써 1년이 되어간다. 이참에 경주시의회가 지난 과거를 되돌아보고 제 역할을 다하는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며 몇 가지는 제언한다.
첫째, 대의기구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시의회가 가장 큰 역할은 규정에 벗어나지 않는 원칙을 지키는 일이다. 공인인 이상 사심을 버리고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혹여 자기지역에 조금이라도 예산을 더 가져가기 위해 목소리를 낮추거나 차기를 위해 주민들과 불필요한 약속을 함으로써 스스로 신분을 격하시켜서는 안 된다.
둘째, 남의 탓을 보기 전에 나의 허물을 먼저 보아야 한다. 최근 의원들 사이에서는 봉사한 것은 간데 없고 도처에 적 밖에 없는 것 같다는 푸념을 하고 있다. 과연 시의회가 명분에 충실했는지 짚어보아야 한다. 지난 15일 모 기관의 의견을 듣기 위해 불렀다가 중요하지 않다며 다음날 다시 부르는 행동은 스스로 시의회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셋째, 당당해야 시민을 대표할 수 있다. 최근 시의회 내에는 공무원직장협의회에서 의원들을 겨냥하고 있고 읍·면·동장도 손발이 맞지 않으며 각종 단체도 자신들을 헐뜯는다고 한다. 시의회가 잘못이 없다면 당당히 외풍에 맞서야 한다. 시의회를 폄하하거나 음해하는 행위는 정당하게 대응함으로써 위상을 되찾을 수 있다고 본다.
예산을 심사하는 회기 때는 시의회의 주가는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각종 이해 관계에 얽힌 이들로부터 외압을 이겨내느라 나름대로 고충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의회의 위상을 찾기 위해서는 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봉사정신과 공인으로서의 원칙을 지키는 길뿐이다.
경주시의회가 현재의 안고 있는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 가지나무에 수박이 열리는 잘되는 집안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