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가 경북지역에서 불이 가장 많이 나는 도시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상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 동안 도내에서 총 161건의 화재가 발생해 총 29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경주가 화재발생 26건, 인명피해 16명으로 다른 도시에 비해 거의 2배에 가까운 가장 많은 발생건수로 화재다발지역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물론 지난 4월은 충효 오피스텔 화재로 인명피해도 많았고 화재가 평월에 비해 다소 많이 발생한 특수한 상황이라고 감안하더라도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경주의 4월은 벚꽃이 피어나고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기다. 그리고 올해는 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리는 해로 어느 때보다 재난과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이 바로 서야할 때다. 이러한 때에 화재다발지역이라는 오명은 무척 불명예스럽고 부담스런 일이다. 특히 최근 대구지하철 화재로 온 나라가 화마에 시달렸고 아직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이다. 화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시기에 그것도 대구와 지척에 있는 경주에서 이 같이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은 문화시민임을 자처해온 경주시민들의 재해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중증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부끄럽기 그지없다. 천재지변을 제외한 모든 재해와 사고가 그렇듯이 화재도 사소한 부주의가 발단이다. 따라서 화재예방에 대한 시민의식운동이 절실한 때이다. 전기, 가스의 보급이 지금처럼 보편화되기 전에는 아궁이만 잘 단속하면 불이 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아이들이 불놀이를 하다가 불이 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불구경을 하기 힘들었고 대형화재는 거의 없었다. 그럴 때에도 불조심에 대한 의식계몽은 지금보다 훨씬 더 활발히 이루어졌었다. 특히 요즘은 인화성 물질이 많고 전기나 가스 등 화인들이 늘 가까이에 공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조심에 대한 의식을 환기시키는 기회가 오히려 줄어든 게 아닌가 싶다. 소방서는 물론 유관기관들이 모두 불조심에 대한 시민의식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일에 협력해 화재다발지역이라는 오명은 하루빨리 벗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