慶州의 造形物을 보며《6》 -內容美를 중점으로(4) - 5, 10 向石 李 東 浩 (조각가) 한국미술가협회 경주지부장 역임 신라미술대전, 도전심사위원 제13회 신라문화상 예술부문수상 경주고교재직(72∼현) 세계 4대 문명발상지 메소포타미아-강(江) 사이에 있다는 의미-의 유물 기록역사는 이집트와 같이 5천년 이상이다. 수많은 피라미드 중에서 가장 유명한 쿠푸왕 3묘의 구축연대가 4천년 전이다. 우리도 5천년 역사이지만 고대상고사는 설화의 그늘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이 2천년 전을 개국의 유물역사로 설정하더라도 메소포타미아 옛터에 자리한 이라크(Iraq)는 우리의 배가 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류문명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이라크의 박물관 유물이나 산재한 문화재 처리를 허술하게 취급한 미국의 대 이라크전쟁 시나리오는 이러한 측면에서 전투에만 치중된 졸작이라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의 발견 이후로 계산하여도 미국의 역사는 600년 정도이다. 세계 경찰국가로 자인하는 미국의 최첨단 무기에 그렇게도 오랜 역사의 자부심으로 뭉쳐진 이라크의 정신무장이 맥도 추지 못하는 상황을 TV로 시청해 왔다. 우리의 살림살이에 튈 불똥을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흥미로운 전쟁영화를 보는 것 같은 시각으로 하여금 전쟁이라는 처참한 현실상황의 사실을 절감하지는 않는다. 중동의 정신적 지도자로 자처하는 후세인을 사망 혹은 생존으로 추정하고 있다. 난공불락의 지하벙커에서 미국의 대 벙커파괴전문용 미사일에도 살아있지만 당분간은 숨을 죽이고 있다. 그럴 수도 있을 게다. 그 지하벙커는 미국의 정교한 미사일을 맞고도 끄떡없도록 독일이 설계, 시공한 구조물이지만, 실상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지구라트-Ziggurat-를 근거했을 것이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슈메르, 바빌로니아, 앗시리아의 제국에서 이뤄졌다 이들은 기미유목민족의 호전적 기질과 주변의 격동적 상황 때문에 평상시는 신전으로, 수많은 전쟁시에는 지하벙커 지휘사령부로서 이 지구라트가 절실히 필요했다. 4천년 전에 구축, 활용한 인류의 기념비적인 조형물로서, 지금도 사막에 폐허상태로 일부가 남아 있다. 그러나 후세인은 죽었다. 설사 지구라트식의 지하벙커를 이동하면서 전력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도 그는 죽은 것이다. 이슬람의 단합과 메소포타미아의 영광을 부르짖는 중동의 정신적 푯대 후세인. 성난 군중은 후세인동상의 조형물 다리를 뽑아서 내던졌다. 그를 미군이 아닌 이라크국민이 다시 한번 더 죽인 것이다. 군중은 말없이 서있을 뿐인 이 조형물에 분노를 발사한다. 평상시엔 그렇게도 존경의 시선을 받았던 이 동상조형물이 지금에 와서는 분노와 멸시의 표적으로 겨냥된 총탄세례에 그 수명을 마감했다. 후세인 동상이 비참하게도 파괴되는 TV영상에서 필자는 구 소련과 동구지도자들의 동상모습도 함께 상기되었다. 인류의 행복을 위하여 내 모든 것을 인민에게 받치는 비장한 각오와 나를 따라 이 대열에 동참할 것을 선동하는 자세로 우뚝 선 레닌과 스타린, 루마니아의 차우체스크 동상이 성난 군중들에 의하여 무참하게 버림을 당하고 있다. 4. 19의거 때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어디 이 뿐이겠는가? 실크로드의 회교권에 세워져 있는 불상은 두부(頭部)가 없다. 아니 없애버렸다. 신과 인간의 모습이지만 한갓 돌이나 구리의 물질일 뿐인 조형물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은 이처럼 다대하단 말인가 ? 불전 금강경에는 부처님이 가르치는 저 산, 깨달음의 열반은 보려하지 아니하고, 물질로 조형된 불상이 가르치는 손가락 끝만 쳐다보고 매어 달리려는 중생을 지적한다. 즉 조형물메시지 내용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설법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독교의 우상숭배를 금지하는 까닭과도 연관된다. 모세가 이집트를 떠나 기적으로 홍해를 건너 젖과 꿀이 흐르는 언약의 땅으로 향하는 도중에, 성령이 석판에 새겨준 십계명을 받들고 시내 산에서 내려온즉 긴 세월 동안에 이교도화 되 버린 유대민족이 황소조각 우상(偶像) 주위에서 광란하고 있었다. 분노한 모세는 유대민족의 십계명이 새겨진 지표석을 이 우상(愚像) 앞에 내던진다. 왜 그랬을까? 차기에 해설하기로 하고 본문은 조형물내용의 중요성을 몇 예로 들었으나 장문으로 인한 독자의 외면을 생각하면 줄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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