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는 과일로서 누구나 즐겨 먹는다. 복숭아꽃은 봄철에 피는 진달래, 개나리, 살구꽃과 함께 봄을 대변해 주는 꽃이다. 흔히 과일을 말할 때는 복숭아라고 하고 꽃을 표현할 때는 복사꽃이라고 하고 있으나 모두 같은 나무이다. 또한 복사나무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그 밖에도 도(桃), 도화수(桃花樹), 선과수(仙果樹), 선목(仙木) 등 수많은 이름이 있다.
이 복숭아나무는 시골의 돌담 모퉁이에 자라는 돌복숭아와 함께 우리와 매우 친숙한 나무이지만 원산지는 중국 황하유역의 상류지대라고 한다. 이 나무는 중국에서 실크로드를 통해 페르시아로, 그 곳에서 다시 유럽으로 전파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과일나무로 퍼져 나갔다.
중국 고사에 등장하는 복숭아나무는 대부분 장수 또는 힘과 관련되어 진다. 손오공이 100년에 한 번씩 열리는 하늘 나라의 복숭아인 천도를 훔쳐 먹고 괴력을 얻었다는 이야기와 한나라때 동방삭이라는 사람은 서왕모가 한무제에게 가져다 주는 복숭아 세 개를 먹고 3000년을 살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복숭아나무의 꽃, 열매, 씨, 잎 모두가 한방에서 약용으로 이용되는 지도 모른다. 우리 나라에는 처녀들이 달빛 아래서 복숭아를 먹으면 예뻐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밤에 먹는 이유는 복숭아 벌레가 징그럽기 때문에 보지 않고 먹기 위해서라고 하니 예뻐지려는 아가씨들의 간절한 소망을 알 수 있다.
우리 나라와 중국에서는 복숭아나무를 신령스럽고 길한 존재로 생각했는가 하면 무서워 멀리 하기도 하였다. 중국에서는 명을 길게 하는 선약이라 하고 이것을 먹으면 사악한 기운을 떼어 버리고 악마를 물리친다고 여겼다. 우리 나라에서도 예전에 어린이의 사망률이 높던 시절에 아이의 돌날 복숭아 모양을 새긴 반지를 끼워 주는 것도 잡귀로부터 아이를 지키기 위한 주술적 방법이었다.
옛날부터 제사상에 복숭아 과일을 올리지 않는 것도 조상의 혼이 잡귀신의 방해로 제삿밥을 드시기 어려울 것을 염려하여 그랬다고 한다. 또한 집안에 복숭아나무를 심으면 잡귀를 불러 들인다는 속설로 집안에 심지 않았다고 한다. 복숭아나무는 꽃의 화사함이 마음을 들뜨게 하는 여색에 비유되고 과일의 모양과 특징이 여자의 성을 닮아서 이를 음양사상과 연결시켜 집안에 심기를 꺼려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한다.
아무튼 복숭아꽃은 선경 또는 이상향을 상징하고 낙원의 배경 매체로 쓰이는 꽃이다. 옛날 중국의 무릉이란 사람이 갔던 곳, 사방이 복사꽃으로 환하고 아름다운 여인이 살고, 맛있고 장수하고 몸에 좋은 과일을 먹으며 지내는 곳, 별천지의 선도경이 바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