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생활한지 올해로 20년 되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주부이다.
서울, 부산, 대구 등 대 도시에서 살아 봤지만 경주만큼 살기 좋고, 인심 좋고, 이웃 좋은 곳은 없었다.
남편이 하는 일이 잘 안되어서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있었지만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따뜻한 이웃들이 있었고 선조들의 숨결이 스민 많은 유적지들 가까이서 생활한다는 사실에 마음은 마냥 부자가 된 느낌이다.
천년세월을 인고하며 민족혼의 메아리를 전해주는 문화유산에서 항상 긍정하고 자신을 낮추며 이웃들을 생각하는 겸허를 배운다.
경주에 산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많은 분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박순희(경주시 황성동 경주APT다동 209호)
직장을 따라 이곳 경주에 온지도 어언 23년이다.
경주는 옛 풍습을 그대로 이어가는 대단한 고장이다. 옛 어른들의 슬기로움이 있고 지혜와 멋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우리 이웃들이 자긍심이 지나쳐 고집과 자존심이 너무 강해 지나치다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그리고 경주에는 큰 행사가 많이 있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작은 친절, 작은 도움이 다시 찾는 경주, 오고 싶은 경주, 살기 좋은 경주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나 하나쯤이야’하는 마음을 버리고 경주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경주의 외교관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친절한 안내원이 되자.
그래서 경주를 찾았던 사람들이 다시 찾고 싶은 경주가 되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
김춘목(선도22통장)
경주시 충효동 대신그린타운 101동 803호
잃어버린 봄
친구여 보는가?
넓은 들 끝에 피어오르고픈 아지랑이를...
친구여 보는가?
탱자나무 담장 밑 낮은 봄볕 힘입고 수줍은 듯 숨어
피든 민들레와 오랑캐꽃을...
친구여 보는가
한 풀 냄새 하나 가득 앞가슴 안고
꼬불꼬불 보일 듯 말 듯
하얀 보리밭 숲길 걸을 때
노랑나비 흰나비가 경주하듯 날아 춤추며
아지랑이 속으로 숨바꼭질 하든
그때에 봄을...
친구여 보는가
봄빛에 검게 탄 아이들의 얼굴에 해맑은 웃음이
보리 피리소리와 어우러져
종달새 노래 시샘하며 놀던 그때의 봄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동심의 봄
그리워 그리워서
찾아봐도 만날수 없는
잃어버린 우리들의 봄
경주시 건천읍 건천리 338-11
최신형 미용실 내 류동희
「친절한 택시 운전기사 아저씨」
몇 일전 3살짜리 딸아이와 택시를 탔다.
"어서오세요. 어디로 모실까요" 밝고 경쾌하게 인사하는 운전기사는 한 눈에 보기에도 꽤 단정한 차림의 50~60대 아저씨였다.
신호대에 차가 정차했을 때 옆 차들이 뭐가 그리도 급한지 신호가 바뀌기도 전에 삐죽삐죽 움직이는가 하면 벌써 출발하는 차도 보였다.
드디어 신호가 바뀌는 순간 "자 출발합니다. 아가야 꼭 잡아라"라는 말과 함께 차가 출발했다.
그리고 차안이 답답한지 칭얼거리는 아이에게 기사아저씨는 웃으면서 말을 건네주었고 그 덕에 아이도 지루하지 않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내릴 때에도 역시 아이에게 잘 가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솔직히 택시운전기사 하면 거칠고 난폭한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는데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경주는 외래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도시인만큼 작은 일에서 부터 친절함을 잃지 않는다면 더욱더 빛나는 도시, 발전하는 경주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백서영(용강동 우주아파트 502동 20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