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석 재일 대한민국거류민단 부단장
봄꽃이 만발한 지난 6일 경주시 내남면 화곡2리 어연 마을에는 56년 만에 유해로 고향에 돌아 온 재일 대한민국민단 천기시지부(在日 大韓民國民團川埼市支部) 부단장을 지낸 고 김구석(金九錫) 선생의 장례식이 있었다.
1918년 경주 내남에서 태어나 박달초등학교를 졸업한 고 김구석 선생는 청년기를 고향에서 보내며 일제의 폭거에 항거하며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을 시작했다.
김 선생은 정치적인 격동기인 해방 후에는 청년단 조직에 참여해 좌익폭력에 희생당하는 면민들을 보호하고 대한민국 건국초기에는 지역사회의 대표로서 주민들로부터 모범이 되는 삶을 살면서 대통령(이승만) 표창을 받았다.
그러나 안정되지 못한 사회환경에 고민한 김 선생은 1947년 일본으로 건너가 재일 대한민국거류민단 조직결성에 적극 참여하여 천기시지부 부단장과 고문을 맡아 교포들의 법적 지위 향상과 인권보호 생활의 안정을 위해 헌신했다.
특히 조총련을 설득해 민단으로 전향하는데 남다른 노력을 한 김 선생은 모국방문단을 직접 인솔하여 이들이 조국의 발전과 민주화를 체험하는데 공헌하기도 했다.
평소 `인간은 귀속적 요인으로 인해 차별적 대접을 받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살아 온 김 선생은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이국에서 동포들과 애환을 함께 하며 조국발전 기금 모금에도 앞장서 후원금을 보내기도 했다.
내남면사무소와 면민 회관 건립 모금에도 성금을 보내 늘 가슴에 고향을 간직해 온 김 선생은 파란만장한 생을 일본에서 마감하고 이번에 유해로 돌아와 고향 땅에 묻혔다.
이날 장례식에는 선생의 유해를 모시고 온 둘째아들 영정(泳씨靜)씨와 한국에 있는 장남 영익(泳翼)씨 등 가족과 지인들이 참석해 선생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