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주지역 생우 입식과 관련해 한달 전부터 한우협회와 생우협회 집행부 관계자들을 만나며 협상을 벌였던 경주경찰서 정보과 엄권섭(48) 경사. 이번 생우 수입을 둘러싸고 한우협회와 생우협회와의 대립을 누구보다 막기를 원했던 엄 경사는 한우협회의 집회를 시작으로 전면전에 나서 합의점을 이끌어난 해결사이다. 농업 담당 형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엇갈린 대립 속에서 양측이 주장하는 요구들을 듣고 상대방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설득하기 위해 뛰어다닌 엄 경사 "다 같은 축산 농민들끼리 대립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고백했다. "물리적인 충돌은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막겠다"는 다짐아래 협상에 나섰지만 16일 생우협회쪽의 돌발사태 유발로 인해 엄 경사는 "뜻하지 않은 일이라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한우협회 회원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한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답답한 마음에 6년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엄 경사는 담배를 물었고 목소리는 쉬어만 갔다. 밤을 세운 후 17일 오전 엄 경사는 "어떻게 하던 오늘 안으로 양측 대표자들을 모인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 결론을 짓겠다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6시간의 릴레이 협상 끝에 결말을 찾은 양측 대표자들은 이번 사태를 극한 대립으로까지 치닫지 않고 해결책 자리를 마련해준 엄 경사에게 감사의 표시를 아끼지 않았다. 협상을 마친 후 엄 경사는 "이번에 모인 대부분의 농민들이 아버지 같았고 그 분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 갈 수 있기를 바랬다"며 "같은 축산 농민들끼리 이러한 대립이나 의견 충돌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몇 일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오늘 밤에는 모든 것을 잊고 편안하게 잠을 자고 싶지만 보고서를 작성해야 해야 하기 때문에 또 다시 힘을 내야 한다"는 엄 경사의 말에 베테랑 경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