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생우 수입을 둘러싸고 한우협회 농민과 수입업체가 이틀째 마찰을 빚어오다 지난 17일 오후 극적으로 수입생우 입식에 합의했다. (사)한국영농법인중앙연합회 축산물수출입사업단과 한우협회측은 17일 오후 건천읍사무소에서 경북도 성만우 축산담당과 경주경찰서 주제아래 열린 상호조정 협의에서 7시간의 릴레이 협상 끝에 주요쟁점 4개항에 합의 후 경주지역 축산농가에 수입생우를 입식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생우협회 측은 이틀동안 운송트럭에 실려있던 호주산 수입 생우 1차분 147마리를 17일 저녁 박용길(건천읍 모량리)씨 농장에 입식하고 박씨 농장 앞에서 운송트럭을 저지하며 생우 입식 반대를 주장했던 한우협회 회원 300백여명은 철수했다. 이번 경주지역 수입 생우 입식이 반대를 주장했던 한우협회 집행부와 생우 수입을 강력히 고수했던 수출입사업단 임원들의 상호 협상에 따라 입식 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생우 입식 여파는 전국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001년 5월에 이어 경주지역에 또 다시 생우 수입 입식을 둘러싸고 한우협회와 생우협회는 이틀동안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가며 대립했다. 한우 사육두수 전국 2위, 한우협회 회원들은 경주지역만큼은 반드시 생우 수입을 저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고 생우협회도 이번만큼은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 했다. 이런 상호간의 강력한 항쟁 의지에 본지는 이틀동안 현장에 상주하며 스케치했다. 이틀 동안 이어진 `일촉즉발`의 위기 ■ 한우협회 회원, 마지막 방어선 구축 수출입사업단은 호주산 생우를 부산 검역소에서 검역을 마친 후 4월 16일 오전 9시 30분께 25톤 수송 차량 7대에 입식 1차분 147마리를 나눠 실고 검역소를 출발했다. 수입 생우 입식을 반대했던 한우협회 측은 생우가 1차적으로 입식될 건천읍 모량리 박용길(생우협회 경주지부 회장)씨 농가 앞에서 천막을 치고 생우 수입 저지 반대 집회에 들어갔다. 경찰은 5개중대 600여명의 병력을 현장에 배치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검역소를 출발한 수송 차량은 이날 오후 12시 30분께 박용길씨 농장 200m 앞에서 한우협회 회원들의 저지로 입식을 못하고 멈췄다. 이에 현장에 배치된 경찰 병력은 수송 차량을 중심으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한우협회 회원들의 접근을 막았다. 수송 차량과 한우협회 회원들의 저지선과의 거리는 30m. 경상북도 전역에서 모인 한우협회 회원들과 관계자, 축협 관계자, 각 지역 농민대표 300여명은 트럭으로 저지선을 구축하고 연좌한 채 수입 생우 입식 반대 집회에 들어갔다. 한우협회 회원들은 한우협회 김규현 경주시지부장 사회로 수입 생우 입식 반대 결의대회를 현장에서 열고 "수입 생우 문제는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한다"며 "한우 협회 회원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키자"고 말하며 정부 관계자의 답변을 요구했다. 김 회장은 집회 단상에서 "올해 경기도 화성에서 회원들의 생우입식 저지에도 불구하고 실패했고 전북 진안에서는 일부 농가에 입식되고 나머지는 도축해 경매 처리하기로 합의됐다"며 "한우의 본고장인 경주에서는 수입 생우를 반드시 저지해야 하고 마지막 방어선인 만큼 이번 결과에 따라 우리 한우 농민들의 방향이 좌우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우협회는 이날 오후 4시께 현장에서 경북도지회산하 지부장과 비상대책위회의를 갖고 정부 당국에 보내는 요구조건을 상정했다. 회의에는 한우협회 남호경 중앙회장을 중심으로 경북도지회산하 각 지부장과 경주시지부 회원 관계자, 비상대책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구체적인 집회 방향 모색과 함께 수입생우 유통구조 개선, 수입 생우는 도축 후 도매시장에 상장할 것, 수입 생우 입식농가에 대한 한우관련 정책자금 회수, 수입 전염병 방생 우려에 따른 공탁금제 도입 등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경찰 협상에도 불구 물리적 대립 이러한 한우협회의 저지 대립이 심화돼 지자 경주경찰서 정보과는 물리적인 마찰을 막기위해 한우협회 집행부와 생우협회 관계자들을 만나며 협상에 필요한 상호 조율 점을 수 차례에 걸쳐 모색했지만 실패했다. 한우협회의 집회 신고가 오후 6시까지 신고가 돼 있었지만 경북도 산하 지역 한우협회 회원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현장으로 집결되는 그 수가 늘어만 갔고 양측간의 신경전이 심화돼 갔다. 이에 경주경찰서 성덕재 서장은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양측 집행부에 오후 6시까지 향후 계획에 대해 통보해 줄 것을 전달했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한우협회 집행부는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통보를 전달하고 생우협회 집행부는 경찰의 호위아래 입식 해줄 것을 전달했다. 생우협회의 요구가 무산되자 수출입사업단 한두식 대표와 생우협회 회원 20여명은 오후 6시 25분께 농성중인 한우협회 회원들을 앞에 두고 수송차량으로 밀고 들어가 우려했던 물리적 충동이 빚어졌다. 한우협회 회원들은 수송차량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지하며 생우협회 회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10분만에 경찰의 진압으로 사태가 진정됐다. 이 과정에서 한우협회 회원 일부가 다쳐 인근 병원을 후송되기도 했다. 수출입사업단의 돌발적인 진입으로 한우협회 집회분위기는 격해졌고 일부 한우협회 회원들은 경찰이 수송차량 진입을 도와줬다는 오해를 하며 경찰에 화풀이를 자행했다. 이러한 사태로 인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경찰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밤새 이어진 대립 돌발 사태로 인해 한우협회 회원들은 수입 생우 입식 반대 결의를 재차 다짐하고 집회 현장에 천막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놓은 채 철야농성 준비에 들어갔다. 또 도 지회 회원들 외에도 전국의 각 지역 한우협회 회원들에게 연락해 현장에 집결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밤이 되자 제주도를 비롯해 영남, 호남, 제주, 경기도 등 전국 각지의 한우협회 회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반대집회가 장기화 될 것을 대비해 경찰은 수송차량이 실인 생우의 상태를 점검하며 또 다시 발생될 만약의 사태를 우려하며 경계 경비를 강화했다. 또 낮부터 진행한 양측간의 협상을 저녁 7시부터 다시 제기하고 야간 충돌을 자제해 줄 것을 양측에 통보했다. 이러한 가운데 16일 밤 8시 20분께 지역출신 한나라당 김일윤 국회의원이 집회 현장을 방문하자 오후에 비상대책회의를 통해 준비한 정부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한우협회를 위해 힘써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김 의원은 "한우 사육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경주에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져 참으로 가슴 아프다"며 "회원들이 전달한 건의사항을 농림부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한우회원들의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 16일 오후께 경북도청 축산과에서 급파됐던 성만용 담당은 밤 10시께 "농림부 관계자와 전화 통화를 통해 한우협회 회원들이 요구하는 정부 건의 사항을 얘기했지만 무산됐다"고 밝혔다. 16일 낮부터 농성을 강행했던 한우협회 회원들 중 답답한 심정에 술을 마신 일부 극우 회원들은 박용길씨 농장을 찾아가 입식을 포기해 줄 것을 울며 부탁하는 모습이 목격돼 주위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극적인 협상 테이블 한우협회 회원, 생우협회 회원, 경찰 병력 등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상호 대립을 지켜보며 밤을 새웠다. 농림부 관계자가 현재 정부는 대책이 없고 상호 협의에서 사태를 수습해 줄 것을 발표하자 경찰과 관계 공무원들은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을 우려해 다급해졌다. 16일 오후부터 물밑 협상을 추진했던 경주경찰서 정보과는 17일 오전 11시 30분께 건천읍사무소 회의실에서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참석자는 경북도 성만용 축산담당, 경찰경찰서 정보 2계 최기섭 계장, 경찰공무원과 한우협회측은 남호경 한우협회 중앙회장 외 4명, 생우협회측은 수출입사업단 한두식 대표 외 4명이 협상에 응했다. 상호 요구 조건을 발표하고 1차 협상에 들어갔지만 1시 50분까지 양측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휴식을 취하고 오후 2시 30분께 2창 협상에 들어간 양측은 3시간 30분의 릴레이 협상 끝에 극적 타결하고 악수를 건네며 박수를 쳤다. 타결된 협상 내용은 ▲수입생우 농가 계약 내용 등 제반사항 공개(한우협회에서 요구 할 시 언제든지 계약서 사본 제시, 수입 생우 입식 농가 정보 제공, 수입 비용 등 수입 관련 자료 제시) ▲수입생우 도매 시장 상장(HACCP 지정 도축장을 통한 상장, 도축장은 상호 협회 결정(생우협회 의견 존중), 생우 수입 협회에서 일정 물량 상장 경매 후 그 유통내용 결과에 따라 이용 도축 의뢰 시 상호 신뢰의 원칙에 의거 협의 결정) ▲생우수입 물량 제한(4월 수입분과 6월 수입분만 수입 추진하고 4월 수입분의 도축 유통 결과를 본 후 결과가 투명할 시 추후 수입을 반대하지 않는다) ▲불루텅병 등 해외 악성 질병 예방 차원의 공탁금제 도입(한우협회, 행우협회가 정부 차원의 공탁금제도 도입 필요성에 대한 결의문을 공동 작성하고 이를 중앙정부 정책에 반영토록 건의하는 동시에 이를 실현 가능하도록 공동 노력한다) 등이다. 이 외에도 합의에 따라 한우협회는 수입생우 입식 저지운동 제반 사항을 해지하고 본 합의 동시에 이번 생우수입 반대 시위와 관련 민·형사상의 손실을 쌍방 각측에서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골자로 양측은 합의서에 서명했다. ■수입 생우 이틀만에 농가 입식 협상이 끝난 후 양측은 회원들에게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양측 회원 모두 아쉬운 표정이었다. 이틀동안 집회를 강행했던 전국 한우협회 300여명의 회원들은 한숨 속에 자진해산 했지만 일부 회원들은 협상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나머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생우협회 측도 협상 결과가 100% 만족하지 못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생우를 무사히 입식 할 수 있다는 결과에 만족해야만 했다. 16일부터 입식 농가 앞에서 묶여있던 수송차량은 17일 오후 7시 12분께 입식 농가 박용길씨 축사에 들어갔다. 박씨 농가에 머물고 있던 생우협회 회원 100여명은 박수를 치며 생우를 맞았으면 7시 25분께 경주에서는 처음으로 호주산 수입 생우 147마리가 입식됐다. 이틀동안 물 한 모금 먹지 못한 채 수송차량에 실려 있어야만 했던 생우들은 우려했던 것보다 건강한 모습들이었다. 이날 오후, 생우 입식에 비로써 한우협회와 생우협회간의 대립이 일단락 됐다. 한편 2차분과 3차분은 18일 경주에 도착했고 이번 경주 지역에 입식된 수입 생우는 건천읍 모량리 박용길씨 농장에 120두, 광명동 한인식씨 농장에 30두, 광명동 최태수씨 농장에 10두, 산내면 외칠리 김송근씨 농장에 100두, 현곡면 오류리 이복득씨 농장에 80두가 분양될 예정이며 8월중 입식될 예정이었던 미국산 생우 280여두는 이번 합의서에 따라 입식이 무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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